제주도 자치경찰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고령자의 보행 중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보행신호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치경찰은 고령자 보행이 많은 도내 횡단보도 219곳을 대상으로 보행신호 개선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4일 밝혔다.
제주시지역 139곳은 지난 3월부터 한국도로교통공단과 협업해 개선 작업을 마쳤다. 서귀포시지역 80곳은 오는 11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작업을 완료한 제주시지역의 경우 99곳은 고령자의 평균 보행속도를 고려해 기존 1.0㎧ 보행신호 시간을 보호구역 기준인 최대 0.7㎧로 변경해 평균 4.8초(18%)를 연장했다. 이는 약 3.36m를 더 걸을 수 있는 시간이다. 일반적으로 1개 차로를 안전하게 횡단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차량 정체가 적은 6곳에는 차량 신호가 끝난 뒤 1~2초 뒤에 보행신호가 시작되도록 신호 간격을 조정했다. 횡단을 시작하는 고령자와 뒤늦게 횡단보도에 진입하는 차량 간 충돌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다른 14곳에는 움직임 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횡단보도 안에 사람이 감지될 경우 초록색 보행신호를 최대 10초까지 연장되도록 개선했다.
나머지 20곳은 신규 횡단보도를 설치하면서 보행신호 시간을 기존 기준보다 늘렸다.
제주에서는 최근 10년(2015~2024년) 간 매해 15~39명이 보행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 중 65세 이상 고령자 사망 비율은 43~77%다. 지난해에는 보행 교통사고 사망자 26명 중 고령자가 20명(77%)으로 비중이 크게 늘었다.
자치경찰은 내년에는 교차로 40곳의 보행신호 체계를 고령자 친화형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오광조 자치경찰단 교통정보센터장은 “이번 신호체계 개선이 교통사고 감소에 미친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앞으로도 고령자의 안전한 보행권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제주 주민등록 인구(외국인 제외)는 66만 6226명이다. 이 중 65세 이상은 13만 604명으로 19.6%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