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관련 여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조만간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자 1차 집행 당시 그가 ‘속옷 차림’으로 저항한 사태를 두고 여권과 윤 전 대통령 측이 상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권은 물리력을 사용해 끌어내야 한다며 특검팀을 압박하고 있고, 윤 전 대통령 측은 강제로 끌어내려 한다면 법적 조치를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체포영장의 기한은 오는 7일로, 특검팀은 5일 체포영장 재집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4일 MBC라디오에서 “내란수괴인 줄 알았더니 속옷수괴, 팬티수괴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도 변호사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 봤다”며 “요즘 금쪽이라고 불리는 아이들이 드러누워서 막 떼쓰는 장면, 1990년대에 용역 깡패들이 여성들이 앞에서 철거를 막자 속옷만 입고 야구방망이 들고 들어온 그 모습이 생각났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체온 조절을 위해 수의를 벗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그전까지 정상적으로 수의를 입고 있었는데 체포를 고지하자 옷을 벗었다’고 분명 이야기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일반 원칙은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물리력을 행사해 제압할 수 있다. 이번엔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 원칙을 한 번 더 확인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해 “특검이 영장을 읽어주면 체온이 올라가고 변호인이 면회실로 불러내면 체온이 내려가는 변온동물에 해당된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애초에 더워서 수의를 안 입었다고 치자. 그래도 특검이 공무로 체포영장을 들고 들어와 고지할 때는 수의를 입을 정도의 예의는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비꼬았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같은 날 JTBC 인터뷰에서 “본인이 탈의해 민망하게 저항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커튼이나 담요로 둘둘 말아서 (데리고) 나올 수 있다”며 “자꾸 (특검팀이) 그런 식으로 물러나면 더 질 낮은 저항을 할 것이기 때문에 법대로 그냥 집행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강경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전날 “윤 전 대통령 몸에 불법적으로 손을 대는 순간 법적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형집행법상 교도관이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에 윤 전 대통령이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형집행법 100조에 따르면 교도관은 수용자에 대해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수용자가 도주, 자살, 자해, 교정시설 손괴, 타인에게 위해를 끼치려고 하는 때에 한해서다.
앞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지난 1일 서울구치소를 찾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수의를 벗고 속옷 차림으로 바닥에 드러누운 채 불응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