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구 하루 5시간 에어컨 틀면 전기료 ‘11만원’

입력 2025-08-04 08:03 수정 2025-08-04 10:16
연일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절기상 가장 더운 대서를 하루 앞둔 21일 밤 서울 시내 한 아파트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온도가 높은 곳은 붉게, 낮은 곳은 푸르게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연이은 폭염에 에어컨 사용 시간이 늘면서 전기요금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전기요금 급등 여부는 누진제 3단계 진입 여부에 달려 있다. 월 전력 사용량이 450㎾h를 넘어서면 누진 3단계에 들어서면서 기본요금과 ㎾h당 단가가 급증한다.

4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월평균 280㎾h의 전기를 사용하는 4인 가구가 평균 수준인 5시간24분씩 에어컨을 사용하면 월 평균 전기요금은 약 11만3500원이 부과된다. 이는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5월 평균 전기요금(5만2840원)의 2배 수준이다.

누진제 3단계에 들어서면 전기요금은 급격히 상승한다. 기본요금은 1600원에서 7300원으로 오르고, ㎾h당 단가는 214.6원에서 307.3원으로 오른다. 정부와 한전은 2019년부터 7~8월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누진 구간을 조정해 왔다. 1단계는 200㎾h에서 300㎾h로, 2단계는 400㎾h에서 450㎾h로 상향했다. 그러나 누진 3단계에 진입할 경우 요금 부담은 여전히 가파르게 증가한다.

예를 들어 445㎾h를 사용해 2단계가 적용될 경우 전기요금은 8만4460원이지만 455㎾h를 사용해 3단계에 진입하면 9만3980원으로 약 10% 급등한다.

한전이 하루 평균 5시간24분, 월 22.3일 가동을 기준으로 한 에어컨 사용량 조사를 바탕으로 추산하면 4인 가구의 월 전기요금은 벽걸이형 8만3170원, 스탠드형 11만3540원, 시스템형 11만640원 등으로 나타났다. 평균보다 매일 1시간 더 에어컨을 사용하면 전기요금은 벽걸이형 9만9410원, 스탠드형 12만9100원, 시스템형 12만5480원으로 상승한다. 2시간 추가 가동해 하루 7시간 이상 가동할 경우 벽걸이형 10만9910원, 스탠드형 14만4310원, 시스템형 14만330원으로 오른다.

다만 이 같은 추산치는 에어컨의 전력소비 효율, 설정 온도, 가동 패턴, 날씨 및 휴가 일정에 따른 가동일 변화, 전력 계약 형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전기요금을 줄이기 위해서는 에어컨 가동 온도 26~28도 설정, 선풍기 등 공기순환기 병행 사용, 실내 밀폐 유지, 주기적 필터 청소, 블라인드 등을 통한 햇빛 차단 등의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한전의 요금 할인 제도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한전은 5인 이상 가구, 출산 가구, 3자녀 이상 가구, 생명유지장치 가동 가구, 장애인 가구, 독립유공자·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가구 등에 월 1만6000~2만원의 요금 할인을 제공한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