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의 크라셰닌니코프 화산이 3일(현지시간) 분화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15~16세기 이후 잠잠했던 화산이 지난 30일 캄차카반도에서 규모 8.8 강진이 발생한 지 사흘 만에 다시 활동하게 된 것이다.
이날 오후쯤 분화한 크라셰닌니코프 화산에서는 최대 6000m의 화산재 기둥이 목격됐다. 캄차카주 비상사태부는 SNS로 “화산재가 태평양을 향해 동쪽으로 확산 중”이라며 “화산재 이동 경로에 거주 지역은 없으며 거주지에 화산재가 떨어졌다는 보고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크라셰닌니코프 화산이 항공 운항 위험 등급에서 ‘주황색’을 받아 지역 항공편 운항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크라셰닌니코프 화산은 15~16세기에 마지막으로 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스미스소니언 연구소 세계 화산 프로그램에 따르면 크라셰닌니코프 화산의 가장 최근 활동은 1550년이고 러시아 화산지진학연구소 자료로는 1463년(오차 ±40년)이다.
올가 기리나 캄차카 화산 폭발 대응 팀장은 현지 매체에 “이번 폭발이 30일 발생한 대지진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캄차카반도에서는 지난달 30일 규모 8.8 강진이 발생하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37분쯤에는 러시아 캄차카반도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에서 남남서쪽으로 277㎞ 떨어진 해역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50.58도, 동경 157.80도이며, 지진의 발생 깊이는 35㎞다.
대표적인 활화산인 클류쳅스카야 화산은 지난 30일 강진 이후 분화해 용암이 서쪽 경사를 따라 내려오기도 했다. 지난달 캄차카반도 지진으로 이 지역과 일본, 하와이, 에콰도르 등까지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고 수백만명이 대피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