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소현(32·메디힐)은 작년 E1 채리티 오픈에서 투어 데뷔 7년, 154번째 출전 대회만에 감격스런 생애 첫 승을 거뒀다. 기세가 오른 배소현은 내친 김에 2승(더헤븐 마스터즈, KG 레이디스 오픈)을 추가하며 시즌 3승으로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러면서 올 시즌도 기대가 됐다. 하지만 앞서 출전한 14개 대회에서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랬던 배소현이 15번째 출전인 오로라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에서 미뤘던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통산 4승째다.
배소현은 3일 강원도 원주시 오로라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오로라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5개를 골라 잡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배소현은 성유진(25·대방건설)과 고지원(21·삼천리)의 추격을 1타 차 공동 2위로 뿌리치고 대회 원년 챔프에 등극했다. 통산 4승 중 작년 더헤븐 마스터즈에 이어 2개 대회가 초대 챔피언이다.
완구 및 캐릭터 콘텐츠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 오로라월드(주)가 주최한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대표 캐릭터인 ‘팜팔스’를 활용해 기획한 국내 최초의 캐릭터 기반 골프 대회로 열렸다.
우승 상금 1억8000만 원을 획득한 배소현은 시즌 상금 순위가 27위에서 15계단 상승한 12위로 올라섰다. 대상 포인트 부문도 70점을 보태 34위에서 20계단 상승한 14위가 됐다.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배소현은 13번 홀(파5)까지 3타를 줄여 성유진과 공동 선두로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14번 홀(파4)에서 4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1타 차 선두로 올라선 뒤 이어진 15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2타 차 리드를 지켜 확실한 승기를 잡는듯 했다.
그러나 17번 홀(파3)에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짧아 그린 앞 페널티 구역내 러프에 빠졌으나 두 번째샷을 홀 1m 지점에 떨궈 파세이브에 성공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성유진이 같은 홀에서 2.5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1타 차이로 추격했으나 배소현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1.5m 가량의 파퍼트를 성공시켜 역시 파에 그친 성유진의 집요한 추격을 1타 차이로 따돌렸다.
작년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서 활동하다 올해 KLPGA투어로 복귀한 성유진은 16번 홀(파4)에서 2m 가량의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통산 4승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2위(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에 만족해야 했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임하며 언니 고지우(23·삼천리)의 맥콜·모나오픈에 이어 자매 우승에 도전했던 고지원은 최대 승부처인 16번~18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으며 추격전을 펼쳤으나 15번 홀(파4)에서 티샷 미스로 범한 보기에 발목이 붙들여 생애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배소현은 “1타차 역전승이어서 기쁘다”라며 “우승이 늦어져 부담은 없었는데 메디힐 회장님의 ’우승 못해도 괜찮다. 아프지만 말라’는 격려에 힘입어 우승할 수 있었다”고 공을 올해 새롭게 바뀐 메인 스폰서 권오섭 회장 공으로 돌렸다.
그는 챔피언 퍼트가 된 마지막 홀 1.5 퍼트 상황에 대해 “어제 짧은 퍼트를 많이 놓쳐 마음을 다잡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뒤돌아 보며 “올해도 작년 같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밝혔다.
통산 6승의 김수지(29·동부건설)가 4위(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에 입상했다.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승인 4승에 도전했던 이예원(22·메디힐)은 4타를 줄였으나 박지영(29·한국토지신탁), 노승희(24·요진건설)와 함께 공동 5위(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8개 대회 연속 ‘톱10’ 입상에 나섰던 유현조(20·삼천리)는 공동 29위(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쳤다.
원주=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