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 올바른교회(박천광 목사)는 지난 3월 발생한 화재로 큰 피해를 입었다. 예배당 지붕 수리가 필요한데 수리비가 없어 비전문가에 맡겼다가 발생한 사고였다. 피해 복구에 필요한 비용 1억3000만원은 작은 교회로선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었다.
이 소식을 듣고 목자재단(이사장 조일래 목사)이 찾아와 바닥 공사를 무료로 해줬다. 박천광 목사는 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교회를 지은 지 10여년이 지나 여기저기 보수가 필요한 중에 화재가 발생해 암담한 상황이었다”며 “목자재단에서 정성껏 예배당을 고쳐줘서 새것처럼 변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갈수록 낡아가는 예배당은 작은 교회에 큰 고민거리다. 단번에 목돈이 들어가기에 차일피일 공사를 미루면서 불안하게 예배당을 사용하기도 한다. 목자재단을 비롯한 많은 단체가 이런 작은 교회들을 도우며 형제교회의 필요를 채우는 사역을 하고 있다.
2019년 설립된 목자재단은 지금까지 교회 89곳의 리모델링을 도왔다. 처음엔 교회 강단 수리로 시작했으나 작은 교회를 돌아다니다 보니 그들의 딱한 사정을 모른 체 할 수 없어 점차 사역이 확대됐다.
공사팀장인 백성도 곤지암성결교회 목사는 “현장을 가보면 겉은 멀쩡한데 내부가 망가진 교회들이 많았다”면서 “방수 처리, 페인트칠, 벽면 보온 처리, LED 전등 교체 등 공사 내역이 점차 늘어났고 처음엔 서툴렀던 봉사자들이 점점 전문가가 됐다”고 말했다.
봉사자도 모두 작은 교회 목회자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들은 누구보다 그 간절함을 잘 알기에 더 최선을 다해 서로를 돕고 있다. 백 목사는 “우리 교회도 4번이나 불이 난 적이 있어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낀다”며 “교회들이 지역에서 든든히 서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돕고 있다“고 밝혔다.
작은 교회를 위해 예배당을 새로 지어주는 단체도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총회장 박성국 목사) 총회 농어촌선교회(회장 이수일 목사)는 2011년부터 일 년에 한 차례씩 농어촌 교회를 건축한다. 올해는 강원도 양구에서 공리사랑의교회를 짓는 중이다.
이수일 목사는 “올해는 공사 날짜를 잘못 정했다. 날씨가 너무 덥다”고 너스레를 피우면서도 “봉사자 목사님들이 전국에서 7~8시간이 넘게 걸려 온다. 시골에서 일선 목회를 사수하고 있는 작은 교회 목사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년보다 공사비가 3배 가까이 늘어 힘들었는데 올해는 미자립교회 두 곳이 2000만원을 후원해 주는 등 따뜻한 마음이 크게 모였다. 이 목사는 “예배당이 완공되면 모두 껴안고 감동의 도가니가 된다”며 “무의촌에서 봉사하는 의사가 존경을 받듯이 농어촌에서 1~2명을 위해 사역하는 목회자도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사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텐트선교회(대표 김창희 목사)는 광주전남지역을 중심으로 작은 교회를 돕고 있다. 올해는 전남 신안군 흑산면 일대의 섬들을 찾아갔다. 대장도 장도교회, 대둔도 수리교회와 승천교회 등 세 교회 예배당의 조명공사를 도왔다.
서울장신대 평생교육원 목공반 졸업생들은 저렴한 인건비를 받고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목공반 전민재 목사는 “처음엔 무료 리모델링도 고려했으나 지금은 대형교회 후원을 받아 시세보다 낮은 공사비를 책정했다”며 “목공반 목사님들도 생계를 위해 목공을 배웠기 때문에 목사님들과 작은 교회 모두 만족할 일석이조의 모델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