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미국 소비자에 부메랑…"신발 가격 40% 오를 것"

입력 2025-08-03 15:00 수정 2025-08-03 15:1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워싱턴의 앤드루 W. 멜론 강당에서 열린 AI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한 뒤 서명한 AI 관련 행정명령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에 미국 소비자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신발과 의류 가격이 단기적으로 각각 40%, 38% 급등할 것으로 예측됐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예일대 예산연구실(TBL)은 ‘관세 전쟁’으로 미국의 평균 유효관세율이 올해 초 2.5%에서 단 7개월만에 18.3%로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1934년 이래 91년만에 최고치다.

여기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7일부터 적용될 예정인 교역상대국별 ‘상호관세’가 부과될 경우의 영향까지 반영돼 있다.

TBL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들어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들로 단기적으로 미국의 물가 수준이 1.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가구당 수입이 2025년 달러 가치 기준으로 2400 달러(약 330만원) 감소하는 것과 같은 효과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의류와 직물 부문에서 물가상승 폭이 클 전망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의류와 신발 중 97%가 수입품이며, 중국을 필두로 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 등이 이 품목의 주요 대미 수출국이다.

소비자들이 지불해야 할 신발과 의류 가격이 단기적으로는 각각 40%, 38% 오를 것으로 전망되며, 장기적으로도 각각 19%와 17% 높아진 상태로 유지될 전망이라고 예일대 TBL은 밝혔다.

올해 들어 이뤄진 관세 부과조치는 올해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각각 0.5% 포인트씩 감소하게 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 후로도 지속적으로 매년 0.4% 포인트 감소를 유발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2024년 달러 가치 기준으로 연간 1200억 달러(약 170조원)만큼 GDP가 감소하는 효과다.

AP통신의 지적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마치 외국에 부과하는 세금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미국 내의 수입업체들이 관세를 내는 것이며 이들은 이에 따른 영향을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려고 시도한다.

뉴욕 맨해튼 소재 뉴욕법학전문대학원(NYLS) 국제법센터의 배리 애플턴 공동소장은 “이것(수입관세)은 소비세의 일종이기 때문에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 영향이 더 크다”며 “운동화, 배낭, 백색가전의 가격이 올라갈 것이다. TV와 전자제품도 가격이 올라갈 것이다. 비디오 게임기도 가격이 오른다. 왜냐하면 이런 물건들 중에서 미국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