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당원의 뜻대로 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새로운 민주당의 역사가 시작됐다”며 “저는 그 쓰임새, 도구”라고 밝혔다. 국민의힘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는 “사과와 반성이 먼저다. 그러지 않으면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 대표는 2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보잘것없는 제가 오직 당원, 오직 당심으로 여기까지 달려왔다”고 돌이켰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의 주류가 바뀌었다는 뜻이고, 정청래가 당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이라고 평했다.
그는 거듭 당원 중심으로 정당을 운영하겠다고 역설했다. 정 대표는 “당원들이 저를 당대표로 뽑아준 것은 (당원-대의원) 1인 1표 시대, 당원주권시대에 저를 도구로 쓰기 위함이라 생각한다”며 “여러분의 도구가 되겠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과정을 회상하면서도 “현장에 가면 당원들의 지지와 열기를 느낄 수 있어 많은 위로가 됐다. 현장 당원들의 마음과 여의도의 마음은 일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3대 개혁’(검찰·사법·언론)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정 대표는 “(3대 개혁에 대한) 당심과 민심이 다르지 않다.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언론개혁을 추석 전에 끝내라는 것이 국민의 지상명령”이라고 말했다. 가장 시급한 민생 과제가 무엇이라고 보냐는 질문에는 “행정부가 민생을 잘 보살필 수 있게 뒷받침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을 두고는 ‘협치보다 내란 척결이 우선’이라던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대표는 “(12·3 비상계엄에 대해) 철저하게 반성하고 사과해도 모자란데 진정으로 사과·반성하지 않고 아직 옹호하는 세력이 있다면 어떻게 손을 잡겠느냐”며 “국민의힘 내부에 내란 동조세력과 방조·협력자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 자연스레 위헌정당 해산심판을 청구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야 관계 설정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은 내란과의 전쟁 중이다. 여야의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현장에서 최고위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정 대표는 일부 당직 인선을 내정했다. 당대표 비서실장에는 한민수 의원, 정무실장에는 김영환 의원, 대변인으로는 권향엽 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고양=송경모 성윤수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