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정부 초대 여당 대표에 선출됐다. 전체 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권리당원 투표가 결정적이었다. 경선 내내 ‘개혁 당대표’ ‘싸우는 리더십’을 강조한 정 대표의 당선으로 167석 거대 여당의 향후 운영 기조에선 선명성이 한층 부각될 전망이다.
정 신임 대표는 2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최종 61.7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경선 상대인 박찬대 후보(38.26%)를 20%포인트 넘게 앞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당대표 연임에 성공하며 기록했던 85.4%엔 미치지 못하나, 2020년 이낙연 전 대표가 얻었던 60.77%보다는 높은 득표율이다.
결과는 전체 표의 55%를 차지하는 권리당원 표심에서 갈렸다. 정 대표는 누적 유효투표자 63만3042명(투표율 56.99%)이 참여한 권리당원 투표에서 66.48%를 얻어 박 후보를 크게 제쳤다. 특히 박 후보의 지역구(인천 연수갑)가 있는 경기·인천에선 전국에서 가장 높은 68.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정 대표는 권리당원 투표 다음으로 비중이 큰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도 60.4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박 후보는 39.54%를 얻었다. 대의원 투표에서는 박 후보가 53.09%로 정 대표를 앞섰으나 후보 간 격차와 반영 비중 모두 작아 대세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의원 다수의 지지를 업고 ‘극적 역전’을 노려 온 박 후보는 끝내 추격에 실패했다. 내란종식특별법 발의, 정치·정당개혁 10대 공약 발표 등 활발한 선거전에도 양자 구도가 형성된 이래 여론조사에서 줄곧 정 대표에게 뒤졌고 이같은 구도는 전당대회 당일까지 이어졌다.
반면 이렇다 할 고비 없이 경선을 마친 정 대표는 임기 초 당을 운영할 안정적 동력을 확보했다. 폭우에 따른 수해를 이유로 지방 순회경선 일정이 축소·통합되는 변수 속에서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고, 오히려 충청·영남 경선 때보다 격차를 벌리며 여유롭게 승리했다.
정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강력한 개혁 당대표가 되겠다”며 “전당대회가 끝나는 즉시, 지금 바로 검찰개혁 태스크포스(TF), 언론개혁 TF, 사법개혁 TF를 가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명직 최고위원 두 명 중 한 명은 평당원을 뽑고, 전당원투표를 상설화하겠다고도 공언했다.
박 후보를 향해서는 위로를 건넸다. 정 대표는 “박 후보의 좋은 공약은 제가 이행하겠다”며 “박찬대와 정청래는 헤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찬대를 찍었든 정청래를 찍었든 우리는 민주당 당원이고 우리는 하나”라고도 강조했다.
박 후보는 경선 결과가 확정된 즉시 페이스북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냈다. 그는 “(정 대표가) 민주당을 더 개혁적으로, 더 강단 있게 이끌어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멈추지 않겠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민생의 현장에서, 개혁의 길목에서, 언제나 당원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고위원 후보로 단독 출마한 황명선 의원은 권리당원 선거인단 100%로 진행된 찬반 투표에서 찬성 84.11% 반대 15.89%로 선출됐다.
고양=송경모 성윤수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