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뒤 폭우 찾아온다…3~4일 수도권 최대 150㎜ 이상

입력 2025-08-02 13:54
비가 내린 지난 5월 16일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중순 강한 비가 온 뒤 폭염이 찾아온 것과 반대로 이번엔 무더위 뒤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일본 도쿄 동북동쪽 해상을 지나는 제9호 태풍 ‘크로사’와 가고시마 남쪽 해상에 있는 제20호 열대저압부가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폭염을 일으킨 북태평양고기압 일부가 약화하고 편서풍을 따라 북동쪽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후 3일 일본 남동쪽 북태평양고기압 본체가 우리나라 남쪽으로 재차 세력을 확장하면서 남쪽에서 제8호 태풍 ‘꼬마이’가 남긴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되겠다. 꼬마이에서 약화한 온대저기압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우리나라를 통과해 서해상에서 많은 수증기를 추가로 끌고 오겠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서해상 해수면 온도는 예년보다 1~3도 높은 30도 안팎에 달해 서해상에서 대기로 공급되는 수증기량이 상당히 많은 상황이다. 북쪽에서는 티베트고기압에서 건조한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온다.
기상청 제공

남쪽에서 상승하는 고온다습한 공기,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공기가 충돌해 서쪽 지역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3~4일 많은 비가 내리겠다. 3일 오후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많이 유입되면서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해 3일 밤에서 4일 오후 사이 폭우가 오겠다. 특히 3일 밤에는 고도 약 1.5㎞ 지점에 부는 빠른 바람인 하층제트가 강해져 거센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3일에서 4일로 넘어가는 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고온다습한 공기의 가강수량(일정 크기 공기 기둥 내 수증기가 모두 응결했을 때 물의 양)이 70㎜ 안팎에 달하겠다. 이에 수도권과 충청, 호남, 경남남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50~80㎜씩 ‘극한호우’가 쏟아질 때가 있겠다.

이틀간 총강수량은 광주·전남·부산·울산·경남 50∼150㎜(전남해안 최대 200㎜ 이상, 부산·경남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 최대 180㎜ 이상), 수도권·대전·세종·충남·전북 50~100㎜(최대 150㎜ 이상), 제주(북부 제외) 30~100㎜(산지 최대 120㎜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3일부터 4일까지 예상 강수 분포도. 기상청 제공

서해5도·강원내륙·강원산지·충북·대구·경북엔 30~80㎜(강원내륙·강원산지·충북·경북북부내륙 최대 100㎜ 이상), 울릉도와 독도엔 20~60㎜, 강원동해안과 제주북부엔 10~40㎜ 비가 오겠다.

비가 오고 난 후 오는 6~7일에도 한 차례 큰비가 예상된다. 이때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부는 고온다습한 서풍과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충돌, 집중호우를 부르는 ‘띠 모양’ 비구름대를 생성해 중부지방에서 남부지방으로 우리나라를 훑고 지나며 많은 비가 내리겠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