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MCT, 경남 최초로 기업 단체 장기기증 서약

입력 2025-08-01 16:42
31일 경남 사천 삼천포항 신항 여객터미널에서 임채윤 (주)현성MCT 대표이사와 강치영 (사)한국장기기증협회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주)현성MCT 직원들과 관계자들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남 사천의 여객선사 ㈜현성MCT가 경남 지역 기업 최초로 임직원 단체 장기기증 서약에 동참하며 생명나눔 문화 확산에 앞장섰다. 이번 협약은 중소기업 사무직 90%가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현성MCT(임채윤 대표이사)와 ㈔한국장기기증협회(강치영 회장)는 31일 경남 사천 삼천포항 신항 여객터미널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협약을 통해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장기기증 활성화 캠페인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현성MCT는 2021년 3월 취항해 삼천포와 제주를 잇는 정기 내항 여객선사다. 1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2만500t급 대형 카페리선 ‘오션비스타 제주’ 호를 투입해 주 6회(토요일 휴항) 운항하고 있다. 월 평균 28~29회 운항으로 경남 서부권과 제주를 잇는 중요한 해상 교통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2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31일 경남 사천시 삼천포항 신항 여객터미널에서 임채윤(왼쪾) (주)현성MCT 대표이사와 강치영 (사)한국장기기증협회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이번 협약식에서는 임채윤 대표이사를 비롯한 사무직 직원 30여명이 사후 장기기증 서약에 동참했다. 임 대표이사는 “공공성을 지닌 여객선사를 운영하며 사회에 기여할 방안을 찾던 중 장기기증 서약에 동참하게 됐다”며 “특히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줘 자랑스럽고 긍정적인 사내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실천이 장기기증을 망설이는 다른 기업들에게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생명나눔이라는 선행이 경남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도록 임직원 모두 자부심을 갖고 널리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34년간 생명 나눔 운동을 이끌어온 강치영 ㈔한국장기기증협회장은 이번 협약의 의미를 강조했다. 강 회장은 “사회단체나 의료기관의 단체 서약은 많지만 현성MCT처럼 중소기업에서 사무직 직원 90%가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이고 귀한 일”이라며 “장기 이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큰 희망과 힘이 될 것이다. 뜻깊은 결정을 내려준 임 대표이사와 직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장기기증 서약에 참여한 김준모(41) 운항팀장은 “장기기증 서약을 통해 사회에 조금이나마 공헌할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이번 서약을 계기로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더 긍정적으로 개선되길 바란다”며 “아내와 가족들도 ‘당신다운 결정’이라며 지지해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현성MCT 임직원 30여명이 장기기증에 서약한 서약서.

장기기증은 누구나 순수한 나눔의 뜻이 있다면 서약할 수 있다. 실제 기증 가능 여부는 사후 의료진의 전문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강 회장은 “장기기증 문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현성MCT와 같은 민간 기업이 함께하는 거버넌스 협력 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기업의 숭고한 나눔 활동이 이뤄진 삼천포항 신항 여객터미널 주변 환경은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승선을 기다리는 승객들이 추위나 더위를 피하며 쉴 만한 편의시설이 없다. 대부분 승객들은 자신의 차 안에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제주도에서 출항한 오션비스타 제주호가 저녁 9시에 삼천포항에 도착한다. 승객들은 대중교통마저 일찍 끊겨 택시를 타거나 근처 숙박시설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 날 귀가하는 경우가 많다. 인근 경남 서부 지역에서 터미널을 찾는 이용객들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임 대표이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함께 지역 인프라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임 대표는 “승객들이 겪는 불편을 잘 알고 있다.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더 나은 환경과 여건 속에서 승객들이 편안하게 오션비스타 제주호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편의를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천=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