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엄빠 지갑 열렸다…일본 중국 빠르게 공략하는 K유아동복

입력 2025-08-03 11:28 수정 2025-08-03 11:33
w컨셉 제공

K패션이 여성복과 스트리트 패션을 넘어 유아동복 시장까지 확장됐다. 결혼과 출산 적령기에 접어든 ‘2차 에코붐세대’(1991~1995년생)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키즈 소비가 급증하는 추세다. 국내 브랜드들은 내수 성장에 힘입어 일본과 중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업계와 통계청 ‘5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계 출생아 수는 10만604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5월 출생아 수 증가율 역시 같은 달 기준 2011년 5월(5.3%)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패션 플랫폼 W컨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키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무려 10배 증가했다. 출생 직후부터 24개월 미만 영아를 위한 ‘베이비’ 라인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890%), 신발(1700%), 액세서리(3350%), 키즈용품(3220%) 등 전 카테고리에서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눈에 띄는 건 ‘이모 고객’의 급부상이다.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한 ‘키즈 선물하기’ 수요가 폭발하면서 W컨셉의 해당 매출은 무려 13배 뛰었다. 29CM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포착된다. 최근 3개월간 ‘29선물하기’ 서비스 내 키즈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콘크리트브레드 수영복, 모노레임 애착 인형 등 감성적이면서도 실용적인 키즈 상품이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이러한 소비 흐름의 배경에는 팬데믹 이후 결혼을 미뤘던 2차 에코붐세대의 출산이 몰리며 출생률 반등의 ‘골든타임’이 도래했다는 분석이 주효하다. 자녀 수는 상대적으로 줄었지만 ‘한두 자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겠다’는 VIB(Very Important Baby) 소비 확산 역시 한몫했다.

모이몰른 도쿄 매장. 모이몰른 제공

국내 유아동복 브랜드들은 이 흐름을 타고 본격 글로벌 진출에 나섰다. 한세엠케이의 ‘모이몰른’은 일본에서 올해 들어 전년 동기 대비 134.8%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매장 수는 동일하지만, 북유럽풍 감성 디자인과 고급 백화점 중심 입점 전략이 일본 MZ세대 부모에게 통했다. 실제 일본 멤버십 가입자의 80%가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랜드월드가 국내에서 독자 기획한 ‘뉴발란스키즈’와 미스토홀딩스가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휠라키즈’도 각각 중국,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해외 관광객들이 이들 브랜드를 찾는 역수요도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유아동복 시장은 2023년 1771억 달러(약 243조원)에서 2030년 2482억 달러(약 3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유아동복 시장이 2030 소비층의 선물 수요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모, 고모, 삼촌 등 확장된 가족 소비층의 참여는 K유아동복 브랜드의 확장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