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은 롯데지주 보통주 약 1만5000주를 장내 매수 방식으로 취득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롯데지주 전체 발행주식 수(1억490만9237주)의 약 1만분의 1(0.0001%)이 넘는 규모로, 시가 약 4억2000만원 상당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 장남인 신 회장의 이번 지분 매입은 향후 이사회 책임을 묻는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사전에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발생주식의 1만분의 1 이상의 주식을 6개월간 보유한 주주’만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출 수 있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주식 매입은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가 아닌 장기 보유를 전제로 한 책임 있는 주주행동의 일환”이라며 “한국 자본시장 내에서의 건전한 주주활동과 롯데그룹의 투명경영 회복을 촉구하기 위해 이번 매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동주 회장은 “창업주 고(故)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으로서 롯데그룹의 현재 상황에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과 윤리경영 회복을 위한 책임 있는 주주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 일각에선 신 회장의 지분 매입에 대해 ‘발목 잡기’ 목적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앞서 한국 롯데그룹 주식을 모두 매각해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챙긴 신 회장이 다시 롯데지주 주식을 사들인 것은 엄중한 경제 상황 속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동주 회장은 2022년까지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등 주요 상장 계열사의 주식을 모두 처분한 바 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