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향해 오는 8일까지 휴전 합의를 하라고 시한을 명시한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폭격을 가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재난구조 당국은 30일(현지시간) 밤부터 31일 새벽까지 러시아군의 드론 폭격으로 키이우에서 6세 남아를 포함해 16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폭격으로 건물 27곳이 파괴됐다.
경찰관과 구조대원 1200여명이 구조와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폭격으로 파괴된 곳들 중에는 아파트, 아동병원, 학교 등이 포함돼 있다.
부상자 중 16명이 아동이며 이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하루에 나온 아동 부상자 수로는 최대라고 우크라이나 당국은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가 드론 300여대와 미사일 8기를 동원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는 “평화를 갈구하는 우리의 소망에 러시아가 어떻게 답했는지 봤다. 힘이 없는 평화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키이우시 당국은 다음날인 8월 1일을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이번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9일 러시아에 “오늘부터 10일 안에 휴전하지 않으면 새로운 관세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뒤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는 31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제재와 관세와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해 누구보다도 더 잘 안다”며 “어쨌든 (제재를 부과) 할 것이다. 유럽은 극도로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러시아가 하고 있는 일이 ‘구역질 난다’”고 비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