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상호관세 예고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7월 수출은 지난해보다 약 6% 늘며 두 달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액은 역대 7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자동차 수출은 주력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관세 여파로 부진했지만 유럽연합(EU) 등에서의 판매 호조가 이를 상쇄하며 두 달 연속 수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런 내용의 7월 수출입동향에서 7월 수출액은 608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9% 늘었다고 밝혔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반도체, 자동차, 선박 3대 품목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한국의 7월 수입액은 542억1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0.7% 늘었다. 7월 무역수지는 66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호조를 이끈 1등 공신은 반도체였다. 반도체 7월 수출은 147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31.6% 증가하며 역대 7월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르고 고대역폭 메모리(HBM)·DDR5 등 고부가 제품 수요가 견조했던 것이 주효했다.
2대 수출품인 자동차는 미국의 25% 관세부과에도 58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8.8% 증가해 두 달 연속 상승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부진분은 EU와 중남미 등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가 메웠다. 선박 수출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출 물량이 확대로 107.6% 증가한 22억4000만 달러를 기록해 5개월 연속 늘었다.
최대 교역국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103억3000만 달러로 1.4% 늘었다. 미국의 관세부과 여파로 철강, 자동차부품 등의 수출이 감소했지만 반도체 등의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다. 반면 또 다른 주력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석유화학 및 무선통신기기 수출 둔화로 110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3.0% 감소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미 측의 관세 부과 예고 시점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었음에도 우리 기업들이 총력을 다해 수출에 매진한 결과 2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며 “수출 기업이 과거와 다른 도전적 교역 환경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을 다변화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