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8월 찾아오는 춘천공연예술제는 국내에서 독특한 위상을 지닌 축제 가운데 하나다. 지난 2002년 공연자, 기획자, 기술 스태프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시작한 축제는 참여자들의 ‘십시일반’ 정신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춘천무용제로 시작해 2004~2020년 춘천아트페스티벌로 치러진 뒤 2021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포용’을 주제로 한 올해는 8월 12~16일 축제극장몸짓, 성암교회, 담작은도서관에서 무용 10편, 음악 7편, 어린이 공연 3편 등 총 20개의 작품이 시민들을 만난다. 현대무용은 축제극장몸짓에서, 음악은 성암교회에서, 어린이 공연은 담작은도서관에서 각각 개최된다. 예술제를 주최주관하는 (사)텐스푼은 신진 예술가를 소개하는 ‘강원 파인더’ 부문도 진행한다.
춘천공연예술제는 지난해 춘천 동내면 학곡리에 위치한 성암교회를 음악 공연장으로 처음 활용했다. 지역 주민을 위해 공간을 내준 성암교회는 국내외 뮤지션들이 모이는 재즈 클럽으로 변신한다. 예배당의 방향을 90도 전환해 긴 벽면을 무대로 삼고, 기존의 교회 장의자 대신 120석 규모의 임시 객석과 테이블이 설치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암교회에는 13~15일 ‘모두를 품는 언덕’이라는 주제로 입체적인 무대가 마련된다. 폭 8.5m, 깊이 4.2m, 높이 30cm 크기의 곡선형 무대 위에는 피아노, 드럼, 콘트라베이스, 기타가 놓일 예정이다. 그리고 무대는 이끼 패브릭과 야생화 조화로 꾸며져 마치 숲속 언덕에 오른 듯한 인상을 준다. 객석 테이블에는 작은 LED 초가 놓이고, 공간 곳곳의 빈티지 조명이 무대를 중심으로 부드럽게 퍼진다. 관객들은 가까운 거리에서 연주자들의 호흡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