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에 적합한 체계적인 가로수 조성·관리 기준이 수립된다.
제주도는 31일 한라수목원 자연생태체험관에서 ‘제주형 가로수 조성·관리 가이드라인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 박수국 교수팀이 용역을 맡아 내년 1월 최종 결과를 내놓는다.
연구진은 이번 용역에서 제주형 가로수 조성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세부 지침을 개발한다. 도내 가로수 현황 조사와 여건 분석을 진행하고, 해외 사례를 토대로 민관 협력의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할 예정이다.
세부 추진 계획을 보면, 현황 조사는 도 전체 265개 노선(764.9㎞)에 식재된 가로수를 대상으로 수종·수고·흉고직경·수관폭 등 생육 상태를 조사한다. 보호덮개 여부·재질, 통기·관수시설 설치 여부, 지주대 여부 등 관리 상태도 함께 조사한다.
연구진은 가로수 식재 상태를 1차 분류(양호·불량·추가 식재 필요)하고, 식재 상태가 불량한 노선은 원인에 따라 2차 분류작업을 진행해 현존 가로수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도출하기로 했다.
또 식재 빈도가 높은 왕벚나무·후박나무·느티나무·담팔수 등 9종을 대상으로 가로수가 식재된 곳의 기온과 그늘 면적, 풍속, 복사에너지의 양 등을 조사한다. 주요 수종의 열 완화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서다.
연구진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주에 적합한 가로수 수종을 제시할 예정이다. 기후적응성, 미세먼지 저감 등 환경적 기능성과 제주의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자생 수종을 우선 고려해 선정한다. 특히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해 30~50년 뒤에도 고온·가뭄 등에 적응할 수 있는 가로수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관리 지침도 개발한다. 연구진은 지난 2020년 산림청이 발간한 ‘가로수 조성관리 매뉴얼’을 토대로, 제주지역 가로수 실측 조사 결과를 반영한 제주형 매뉴얼을 만든다.
노선별·생육형별 각기 다른 목표 수형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전정·수형 관리 방안을 제시한다. 가지치기, 식재지반 개량, 토양 시비, 관수, 답압 피해 관리, 보도블럭 돌출 관리, 부산물 처리 등 통합적 생육관리 방안도 담아낼 계획이다.
가로수를 지역의 역사나, 올레길·오름·상권 등 관광 자원과 연계해 특화거리로 조성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더불어 도민과 가로수 자료를 공유하고, 함께 가로수를 관리할 방안을 찾는다. 가로수 사계절 체험하기, 나무 인문학 대중 강연, 시민에 의한 가로수 조사 및 모니터링 등 여러 형태를 포함할 예정이다.
이날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박수국 교수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관광자원으로서 경관적 가치를 지닌 수종과 제주형 관리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