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영국 이어 캐나다도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트럼프 반발

입력 2025-07-31 16:19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0일(현지 시간) 온타리오주 오타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는 오는 9월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계획"이라며 “팔레스타인 당국이 절실한 개혁을 이끌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기아문제가 극심해지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프랑스, 영국에 이어 캐나다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와 무역 합의를 맺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압박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30일(현지시간) 오타와 연방회의에서 회견을 열고 “캐나다는 9월 유엔총회 80차 회기에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의도가 있다”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오늘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장과 장시간 통화해 그의 약속을 재확인했다”며 “팔레스타인이 강력한 민주주의 통치체제를 가질 수 있도록 캐나다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팔레스타인이 국가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개혁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무드 수장의 근본적인 통치 체계 개혁 약속, 2026년 하마스를 배제한 총선 실시, 팔레스타인 비무장화 등이다.

이로써 주요 7개국(G7) 중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려는 국가는 3개국으로 늘었다. 지난 24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G7 국가 중 처음으로 국가 지위 인정을 공식 선언했다. 이어 28일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9월까지 가자지구 휴전에 이스라엘이 동의하지 않으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연방 국가인 몰타도 다가오는 유엔총회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카니 총리는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고통이 심각해지고 있다. 평화, 안보, 생명의 존엄성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 조치가 지연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오, 캐나다! 이(팔레스타인 국가 인정)는 그들과의 무역 거래를 매우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위협했다. 앞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카니 총리에게 보낸 관세 서한에서 다음 달 1일부터 캐나다산 제품에 35% 전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현재 193개 유엔 회원국 중 147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스페인, 아일랜드, 노르웨이, 슬로베니아 등이 대열에 합류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영연방 회원국인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도 조만간 이를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