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건설수주 반등…제조·소비는 지역별 엇갈려

입력 2025-07-31 14:28 수정 2025-07-31 14:43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산업 지표가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건설 수주는 부울경 모두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반등했지만, 소비와 제조업 생산은 지역별로 온도차가 뚜렷했다. 특히 소비는 전 지역에서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31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울산의 광공업 생산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8% 상승하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기타 운송장비(51.1%)와 기계장비(18.9%)가 상승세를 주도했고, 1차금속(9.0%)도 생산 확대에 힘을 보탰다. 반면 화학제품(-3.3%)과 전기·가스·증기업(-4.8%)은 부진했다.

부산은 전기·가스·증기업(-15.9%)과 의료정밀광학(-20.1%) 부진의 영향으로 3개월 연속 생산 감소를 기록했다. 부산의 생산지수는 -2.2%, 경남도 전기장비와 자동차 둔화 영향으로 -1.6%를 나타냈다. 경남은 자동차(-2.6%)와 전기장비(-23.5%)가 모두 줄며 제조업 전반의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소비 부문은 부울경에서 모두 하락했다. 대형 소매점 판매액 지수는 울산 -7.1%, 경남 -4.7%, 부산 -1.9%로 집계됐다. 울산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모두 큰 폭으로 줄었고, 부산도 백화점(-2.4%)과 대형마트(-1.1%)에서 일제히 감소세를 보였다. 울산의 소비 감소는 가전제품, 의복, 화장품, 오락·취미 용품, 음식료품 등 생활 전반의 품목에서 동반 하락한 결과로, 실질적인 체감경기 위축이 드러난다.

눈에 띄는 회복세는 건설 수주 부문이었다. 부산은 전년 동월 대비 300.1%, 울산은 228.0%, 경남은 96.4% 증가하며 대폭 반등했다. 특히 부산은 도로·교량 중심의 토목 수주가 무려 993.2%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고, 울산은 발전·송전 분야 수주가 늘며 토목 부문이 189.1% 증가했다. 경남도 항만·공항 사업 등의 영향으로 토목 수주가 106.9% 늘었다.

다만 건설 수주 급증이 실질적인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소비 부진과 일부 업종의 생산 위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기 전반의 회복 흐름을 확인하려면 민간 소비와 제조업 전반의 동반 반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동남지방통계청 관계자는 “울산은 생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부산과 경남은 여전히 제조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소비와 설비투자 흐름도 함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