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브리핑에서 펀드 협상안과 관련한 질문에 “저도 한 펀드 한다”며 “전문가들과 일본 펀드를 심층 분석하고,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이날 미국과의 협상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미국의 태도에 직설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등 협상안에 대해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김 실장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31일 열린 한·미 관세협상 관련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미·일 펀드안에 대해) 개별 외교라인을 통해 듣고, 정밀하게 분석해 모든 정보를 양쪽으로 얻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한·미 간 민감한 사안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한국이 미국에 투자한 펀드 수익 90%를 미국이 가져간다’는 내용의 사실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정상적인 문명국가에서는 (그런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우리가 구체적으로 물어도 미국 측은 명확하게 답을 안 하고 말이 달라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협의단이 구성되면 그 단계에서 자세한 내용이 구체화 되겠지만, 우리 이익을 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우리 입장을 개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 관세가 15%로 타결된 과정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당연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어 있어 12.5%로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측에서 ‘대통령이 15%로 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며 “미국의 관세 협상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여부)등과 같은 과거의 체제하고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가 되고 있다. 체제 자체가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김 실장이 자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닌데, 대통령실 최고위 인사가 미국을 향해 정상 국가가 아니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