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트럼프 압박에도 금리 다시 동결…트럼프 “9월엔 내릴 것”

입력 2025-07-31 06:2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 의견이 나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9월에는 내릴 것”이라고 압박했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공개한 자료에서 기준 금리를 현행 4.25~4.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동결 결정과 관련해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낮고 노동시장은 견조하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다소 높다”며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다만 연준 내부에서도 이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 위원 12명 중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해 9명이 금리 동결에 찬성했고 미셸 보먼, 크리스토퍼 월러 위원은 0.25% 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고 밝혔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위원은 불참했다. 지난 6월의 경우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과는 달라진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이 나온 뒤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가장 부유한 경제를 갖게 될 것이다. 우리는 금리를 내려야 한다”며 “오늘 (연준) 회의가 있다는 데 내가 전화했을 땐 이미 늦었었다. 9월엔 내린다고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연준의 결정 전에는 트루스소셜에 2분기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예상보다 높은 3%였다는 점을 거론하며 “금리를 지금 내려야 한다”고 했다.

반면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9월 회의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으며 9월 (FOMC) 회의를 앞두고 우리가 얻는 모든 정보를 고려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또 금리 동결에 대해 “저와 대부분 위원은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부적절하게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지 않으며 완만하게 제한적인 정책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금리 동결을 고수하는 파월 의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 24일엔 워싱턴 DC의 연준 본부까지 이례적으로 방문해 예산 과다 사용 논란이 제기된 연준 청사 보수 현장을 둘러보는 등 파월 의장을 압박하기도 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