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에 불면증’ 中직장인들, 쪽쪽이 물고 마음에 안정

입력 2025-07-30 17:40
중국에서 판매중인 성인용 쪽쪽이 광고 사진. 바이두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성인용 쪽쪽이(공갈젖꼭지)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등장했다. 판매업체들은 스트레스 해소와 수면 보조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데 소셜미디어에선 효과를 봤다는 글과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봉면신문은 30일 성인용 쪽쪽이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온라인 쇼핑몰에선 많은 제품이 월 1000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27세의 A씨는 최근 198위안(약 3만8000원)을 주고 세 번째 쪽쪽이를 구매했다. 그는 “직장에서 스트레스가 심할 때 쪽쪽이를 물고 있으면 아기 때의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봉면신문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성인용 안정 쪽쪽이’를 검색하면 10~500위안(1920원~9만6000원)의 다양한 가격대 제품이 있다”면서 “월 2000개 이상 판매하는 매장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스트레스 해소 장난감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2025 스트레스 해소 장난감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5% 성장해 200억 위안(3조8478억원)을 돌파했다. 전 세계 시장 규모는 55억2000만 달러(7조6325억원)로 나타났다. 성인용 쪽쪽이는 ‘주물럭 장난감’ ‘피젯 스피너’에 이어 스트레스 해소 장난감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선 성인용 쪽쪽이를 주제로 한 영상이 2억회 이상 재생됐다. “금연에 성공했다” “폭식증에서 벗어났다”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등의 후기를 공유하는 이들도 많다.

판매업자들은 성인용 쪽쪽이가 ‘불안 완화’ ‘금연 보조’ ‘수면 개선’ ‘이갈이 방지’ 등의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지만, 전문가들은 구강 건강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쓰촨대 화시구강의학원의 탕차오민 박사는 “쪽쪽이를 장기간 사용하면 턱관절 장애를 일으켜 입을 벌리기 어려워지거나 씹을 때 통증이 생길 수 있다”면서 “1년 이상 하루 3시간 이상 사용하면 치아 교합에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면 중 사용하면 자세가 바뀌면서 기도를 막거나 실수로 떨어져 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쪽쪽이 재료의 안전성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는 부분도 문제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 30% 정도는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지 표기하지 않았고 저가 제품에는 의료용이 아닌 산업용 실리콘을 사용한 게 많았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