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가을야구, 다승 공동 1위 라일리 어깨에 달렸다

입력 2025-07-30 17:22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라일리 톰슨. NC 제공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투수 라일리 톰슨이 소리 없이 강한 에이스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팀 내 최다승을 기록 중인 라일리의 활약에 NC의 가을야구가 걸려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한국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역수출 신화를 썼던 과거 NC 외국인 투수들의 전철을 밟을지도 주목된다.

라일리는 30일 현재 2025 KBO리그에서 12승(5패)을 거두고 있다. 이날 등판 전까지 12승을 챙긴 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와 다승왕 경쟁 구도를 그리고 있다. 라일리는 시즌 개막 전 다른 외국인 선수보다 주목을 덜 받는 처지였지만 탈삼진 148개(3위)에 평균자책점 3.51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팀 타선의 도움으로 승수를 계속 쌓으면서 트리플 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을 노리는 폰세를 위협할 대항마로 떠올랐다.

구단 내부에선 라일리를 2020년 19승을 올려 팀의 통합우승에 기여한 드류 루친스키와 견주고 있다. 이호준 NC 감독은 “영입 당시부터 스타우트 팀이 루친스키와 비슷한 유형의 투수라고 설명했다”며 “신장이 193㎝로 크고 KBO리그 공인구가 MLB보다 작다 보니 위에서 아래로 찍어 누르는 투구로 호투를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타 구단 사령탑의 평가도 좋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라일리가 우리를 상대로 여러 차례 선발로 등판했는데, 좋은 투수라는 걸 확실히 느꼈다”며 “SSG 랜더스 드류 앤더슨보다 나은 점도 있다”고 말했다. 앤더슨은 6승 6패에 평균자책점 2.35(2위)의 짠물 피칭을 펼치고 있다.

NC는 리그 8위에 올라 있지만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SSG와 1.5경기, 4위 KT 위즈와는 3경기 차에 불과하다. 승리 보증수표나 다름없는 에이스 라일리의 후반기 성적이 포스트시즌 진출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로 꼽힌다. 더구나 NC는 지난 28일 KIA 타이거즈와 트레이드를 통해 2명의 불펜 자원을 내줬다. 라일리가 선발투수로서 중심을 잡아줘야 불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NC에서 뛴 외국인 투수들은 MLB에 복귀하는 사례를 남겨왔다. 루친스키는 2019년부터 네 시즌 동안 53승 36패 평균자책점 3.06으로 활약한 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유니폼을 입었다. 에릭 페디는 2023년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으로 트리플크라운과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고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떠났다. 지난해 13승 3패 평균자책점 2.69로 활약한 카일 하트는 ‘한국판 사이영상’인 최동원상을 받은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향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