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10년간 폐차에서 홀로 생활한 50대, 새 일상

입력 2025-07-30 16:23 수정 2025-07-30 16:26
A씨가 10년 가까이 생활해 온 A씨 소유의 차량. 외부가 크게 부식됐다. 제주시 제공

폐차에서 장기간 홀로 생활해 온 50대가 제주시 등 관계기관 직원들의 설득으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제주시는 승용차에서 생활하며 거주 불명 상태였던 50대 남성 A씨에게 중장년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A씨는 10년 전 제주로 이주한 뒤 전입신고 없이 제주시 삼양해수욕장 인근 주차된 차량에서 홀로 생활해왔다.

시 관계자가 A씨를 처음 인지한 건 2018년이다. 발견 당시 차량은 심하게 부식돼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A씨는 폭염 속에서도 차량 문을 닫은 채 생활하는 등 건강과 안전이 우려됐지만 복지서비스 지원을 일절 거부했다.

이후 제주시는 관할 주민센터와 경찰 지구대, 희망나눔종합지원센터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해 A씨에 대한 모니터링과 상담을 진행하며 관계 형성을 시도해 왔다.

그 결과 지난달 A씨가 8년 만에 도움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제주시 통합돌봄팀은 고난도 사례 관리를 추진해 A씨가 살 원룸을 마련해 월세를 지원했다. 휴대전화 개통과 기초생활보장 수급 신청, 전입신고, 차량 폐차, 도시락 제공 등 A씨가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여러 복지 서비스를 연계했다.

또 A씨가 대인 접촉에 대한 불안과 오랜 차량 생활로 인한 건강 문제를 호소함에 따라 제주의료원을 통한 의료지원도 시작했다.

A씨는 혼자 차량에서 생활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생기는 등 정신적·신체적으로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명미 제주시 주민복지과장은 “민·관 협력 기반의 통합사례관리를 통해 장기간 고립된 상태로 지내던 1인 가구가 지역사회 내에서 안전하고 안정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