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원장 문용호)이 주최하는 첫 후원전시 ‘시담(示談)’이 다음 달 2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사랑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시담은 ‘화해를 위해 먼저 건네는 말’이라는 뜻으로 기독교화해중재원의 설립 정신을 반영한다.
전시회는 신앙 안에서 공동체적 회복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열린 대화의 공간을 마련하는 동시에 복음적 평화의 감수성을 일깨우는 장이 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기독 법조인과 기독 미술인이 함께 기획했다. 세대와 장르, 성별을 넘어 ‘화평의 실천’을 예술로 풀어낸 작품 47점이 전시된다.
한국 현대조각의 거장 최종태 작가의 신작 ‘기도하는 사람’이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1932년생인 최 작가는 서울대 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평생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인간의 구도적 삶과 내면을 조형 언어로 풀어낸 작가로 평가받는다.
전시를 기획한 이상윤 감독은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작가의 이번 작품에는 기도하는 소녀의 모습처럼 순수한 동심의 감수성이 담겨 있어 그의 기도 연작 중에서도 단연 수작으로 꼽힌다”며 “어린아이가 만든 듯한 조형을 통해 순수한 형태 안에 화해를 위해 먼저 손을 내미는 의미를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이밖에도 조각·회화·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기독 작가 14명이 참여했다. 김덕기 작가는 가족을 중심으로 한 화목한 일상의 정원을 그려냈고, 오숙환 작가는 창조주의 손길을 느끼게 하는 장엄한 자연을 표현해냈다. 이웅배 작가는 성경 속 장면을 유리 소성 기법으로 형상화했다. 이정은 작가는 일상의 은혜를, 정정주 작가는 빛의 미학을 담은 미디어 작품을 선보인다.
기독교화해중재원은 2008년 설립돼 대법원으로부터 비영리 사단법인 인가를 받은 교계 내 공식 조정·중재 기관이다. 교회와 성도 간의 민사 분쟁을 성경적 원리와 실정법에 따라 조정해왔으며 최근에는 교육, 상담, 세미나 등 사전예방 중심의 사역에도 힘을 쏟고 있다.
문용호 기독교화해중재원장은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보다 형제간의 화해가 우선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교회 내 갈등이 깊어지기 전 먼저 다가가고 먼저 용서하는 화평의 실천이야말로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사역”이라며 “이번 전시가 각자의 마음속 미움과 오해를 내려놓고 화해의 손을 내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