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아 사망’ 한강 수영장에 AI CCTV 깔린다

입력 2025-07-30 14:31
지난해 6월 시민들이 광진구 뚝섬 한강공원 수영장에서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윤웅 기자

서울시가 한강 수영장·물놀이장 8곳 전체에 인공지능(AI) 방범카메라(CCTV)를 설치하기로 했다. 최근 20개월 된 유아가 CCTV 없는 한강 수영장에 빠져 숨지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시는 다음 달 ‘한강 수영장·물놀이장 AI 기반 CCTV 구축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AI CCTV는 용역 결과가 나온 뒤인 내년 상반기 뚝섬·여의도·잠원 수영장, 잠실·난지·양화 물놀이장에 설치될 예정이다. 재조성 중인 광나루·망원 수영장에도 완공 시점에 맞춰 AI CCTV가 설치된다.

시가 AI CCTV를 설치하기로 한 것은 최근 벌어진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달 27일 20개월 된 외국인 남아 A군이 오후 6시40분쯤 1m 깊이의 뚝섬 수영장에 빠졌다. 당시는 야간 개장을 준비하기 위한 휴식 시간대였다. 출입이 통제돼 안전요원도 없었으며 A군 부모는 인근 텐트에서 개인 용무를 보느라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이들은 아이가 실종된 것을 인지하고 찾아 나섰으나 A군은 물속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문제는 뚝섬 수영장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위험에 처한 A군을 아무도 확인하지 못했다. 현재 한강 수영장·물놀이장 8곳 중 CCTV가 설치된 곳은 잠실 1곳뿐이다. 시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시민들이 CCTV를 꺼려 설치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AI CCTV는 안전요원이 없는 시간대에 장내에서 움직임이 감지될 경우 경보를 울리는 기능을 한다. 시는 이밖에 수영장·물놀이장 위탁 업체에 강화된 안전관리 계획을 제출받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다양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