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가게 안. 한 청년이 냉장고를 채우고, 바닥을 쓸고 닦습니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이 청년, 혹시 사장님인가 했는데, 아니었습니다. 그럼 대체 누굴까요?
사장님 놀라게 한 CCTV 속 알바생 행동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서 선술집을 운영 중인 김태환 사장님은 지난 5월 24일 오후 CCTV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영업시간이 2시간이나 남았는데 가게 안에 누군가가 있었거든요. 놀란 사장님은 화면을 자세히 봤는데 이날 새벽 6시에 퇴근한 아르바이트생 김민재씨가 다시 가게로 나온 거였습니다.
꼬박 밤을 새우고 일했던 알바생 민재씨는 퇴근 몇 시간 만에 출근해서는 냉장고를 열어 정리하고, 청소 도구를 꺼내 쓸고 닦으면서, 혼자 이렇게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사실 민재씨 출근 시간은 원래 밤 10시라고 합니다. 이날은 단체 손님 예약이 있어서 사장님이 오후 6~7시쯤 출근해달라고 민재씨에게 부탁을 해놓은 상황이었고요. 밤을 꼴딱 새야 하는 야간일이라 그것만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근데 이 말도 안되게 성실한 알바생이, 사장님이 부탁한 시간보다 2~3시간이나 먼저 나타난 거였습니다. 그러고는 아직 사장님은 출근도 안했는데, 아무도 없는 텅빈 가게에서 혼자 냉장고를 살피고 가게 구석구석을 청소한 거죠.
건대 이자카야 ‘주선’ 사장님
“식자재가 잘 왔는지 보려고 하니까 그 친구가 청소를 하고 있더라고요. 4시간이면 시급으로 따지면 4만8000원에서 5만 얼마 하잖아요”
“식자재가 잘 왔는지 보려고 하니까 그 친구가 청소를 하고 있더라고요. 4시간이면 시급으로 따지면 4만8000원에서 5만 얼마 하잖아요”
이런 민재씨가 너무나 고맙고 기특했던 사장님은, 카톡으로 이렇게 기특함을 표현했습니다. 사실 알바생 민재씨는 가게에서 일을 시작한 지 고작 3개월 정도 된 신참이라고 해요.
건대 이자카야 ‘주선’ 사장님
“(처음엔) 손님으로 왔는데 제가 일하는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는지 먼저 일을 해보고 싶다. 저는 약간 100명이 한 번 오는 매장보다, 한 명이 100번 오는 매장이 더 좋은 것 같아서...”
“(처음엔) 손님으로 왔는데 제가 일하는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는지 먼저 일을 해보고 싶다. 저는 약간 100명이 한 번 오는 매장보다, 한 명이 100번 오는 매장이 더 좋은 것 같아서...”
그러니까 손님으로 이 가게를 찾았던 민재씨는 매사 열정적인 20대 사장님에게 반해, 막연했던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알바생으로 일을 배우겠다고 나선 겁니다. 배우고 싶은 열정이 가득했던 민재씨였기에, 전날 밤을 꼴딱 새고도, 다음날 다시 출근 시간보다 일찍 가게에 나온 거였고요.
사장님은 CCTV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자랑을 했는데 영상은 순식간에 2만5000건의 ‘좋아요’를 받으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최근 회자됐던, 일하다 말고 집에 가버린 편의점 야간 알바생 사건과 대조된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그 와중에 민재씨는 쏟아지는 칭찬 댓글에 부끄럽다는 댓글을 남겨 남다른 인성까지 인증했습니다.
게다가 저희 ‘작은영웅’ 채널에도 감사하다는 짧은 댓글을 달았는데 이를 본 많은 이들은 ‘뭘 해도 성공할 청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어때요. 이 정도면 ‘광진구 클라쓰’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지 않을까요?
▲ 영상으로 보기!
우리 사는 세상을 살만하게 만들어 주는
‘작은영웅’들의 이야기를 계속 들려드릴게요
유튜브에서 ‘KMIB(작은영웅)’을 검색하세요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