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가치 혼돈의 시대, 정치 이념 혼란의 극복 비결은 무엇일까?

입력 2025-07-30 10:51

우리는 참으로 가치 혼돈의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정치화된 이념적 가치들의 주장은 이 시대의 혼란을 더욱 가중한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어떤 틀, 어떤 사상, 어떤 생각을 강요한다. ‘이데올로기(Ideologie)’ 때문이다.

생각하면 이데올로기는 인간이 만들어낸 세상을 이해하는 틀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자유주의, 사회주의, 민족주의, 주체사상 등. 심지어 왜곡된 종교적 이념까지도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모든 이념의 문제는 그것이 진리가 아니라, 인간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들이라는 점이다.

생각하면 이데올로기의 정체는 인간이 만들어낸 거짓 진리인 셈이다. 이데올로기는 겉으로 보기에는 정의롭고, 아름다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권력욕과 지배력, 자기 정당화가 숨어 있기도 하다. 예를 들면 마르크스주의는 평등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독재체제를 만들어 냈다. 민족주의는 공동체의 사랑을 말하지만, 타민족을 배척하는 도구가 되기도 했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이념 논쟁으로 혼란케 하는 저 북한의 주체사상은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임을 주장하면서, 김일성이라는 한 사람을 신격화한 정치 이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되돌아보면, 1980년대 신군부통치에 대항해 민주화를 부르짖던 그 당시 대학가의 젊은 청년들은 저 북한이 선전한 주체사상에 매료돼, 우리 사회의 정치 이념들을 더욱 혼란하게 하는 주인공들이 됐다. 그러나 주체사상의 이념화에 공헌한 북한의 철학자 황장엽은 대한민국으로 망명해 와서 정작 해준 말이 그 주체사상도 허구였다는 사실을 고백한 것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나라 진보진영의 한 대통령도 신영복을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로, 김원봉을 국군 창설의 토대를 놓은 자로 칭송해 대한민국의 정치 이념을 더욱 혼란케 하는 일에 공헌한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까웠다. 이뿐만 아니었다. 광화문 일대에서 오늘날까지 소위 주사파 정치 이념에 대항해, 우파 정치 이데올로기 실현에 목숨을 걸고 있는 듯한 어느 한 목회자의 투쟁하는 정치적 노력은 오히려 우리 사회의 이념 혼란을 가중케 하는 일에 공헌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 이유는 그가 말하는 정치 이데올로기는 기독교와 한국교회가 지향하며 책임져야 하는 근본 과제와는 분명히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생각하면 이러한 모든 사상, 즉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투쟁은 역시 하나님을 떠나 인간이 스스로 고안해 의분을 정당화하면서 행하는 참으로 인간적인 일일 뿐인 것이다. 공산주의 사상의 창시자인 마르크스 역시 ‘이데올로기’는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을 속이기 위한 허위 허식임을 스스로 고백한 일이 있었다. 성경 역시 “사람의 길은 자기 보기에는 정직하여도, 여호와는 심령을 감찰하시느니라”(잠 21:2)는 말로 이데올로기가 지닌 문제가 무엇인지를 잘 말해 준다.

그러면 가치 혼돈의 시대, 정치 이념 혼란의 극복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복음에 바로 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복음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그리고 우리 기독교는 이데올로기를 믿는 종교가 아니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어야 하며, 그 복음이 말하는 대로 순종하며 살아야 한다.

복음이 무엇인지를 다시 질문한다면, 필자는 하나님이 인간을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그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내신 하나님의 역사라고 말하고 싶다. 실제로 예수님의 가르침은 그 시대에 유대교의 율법주의, 정치 권력과 결탁한 사두개파 등의 이데올로기적인 왜곡을 비판했다. 그분의 가르침은 특정한 정치나, 그 시대의 사상의 틀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와 의와 사랑과 진리, 그리고 자유와 구원을 전파하고 깨우쳤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데올로기는 인간이 만든 생각이지만, 복음은 하나님이 주신 생명의 말씀이 분명하다. 이데올로기는 우리를 싸우게 하고 분열시켜 나뉘게 하지만, 복음은 우리를 하나 되게 하며, 용서하게 하며 화해하고 사랑하게 한다. 이데올로기는 인간의 유익을 구하지만, 복음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이웃을 구원하는 일을 힘쓰게 한다.

그러므로 한국교회와 우리 기독인들은 복음 위에 든든히 서서 참된 자유를 누려야 한다. 예수님은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고 일러준다. 여기서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 자신을 말해 준 것이다. 이데올로기가 우리를 속박한다면, 복음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그 때문에 우리는 세상의 이념인 사상보다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따라야 한다. 그리고 정치적인 진영에 휩싸이기보다는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그 나라의 실현을 꿈꾸며 일해야 한다. 인간이 만든 이념의 소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이념 혼돈의 시대를 극복하는 참된 지혜이기 때문이다. 사도바울 역시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라”(롬 12:2)고 일러준다.

이 시대는 복음의 진리를 이념으로 왜곡하려는 유혹과 혼돈의 시대가 분명하다. 그래서 곳곳에서 좌파냐, 우파냐, 보수냐, 진보냐, 어느 진영인지를 따지며 자기편이 되기를 강요한다. 그러나 한국교회와 우리 기독인들은 그런 질문에 유혹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들에서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예수님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분명히 일러주셨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 시대, 진리의 혼돈 앞에서, 여러 이념 대립의 유혹적인 혼란 앞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이 모든 이데올로기가 초래하는 혼돈을 뛰어넘게 하는 하나님의 지혜가 분명하다는 사실이다.

복음은 결코 인간이 만든 그 어떤 이론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복음의 사각에서 이 시대의 이념들을 바르게 분별하며, 어떠한 혼란에서도 미혹 당하지 않는 한국교회와 참된 기독인들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복음이 영원한 진리임을 온몸으로 선포하기를 힘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