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받고 사세요” 폭염에 음식물처리기 특수… 삼성·LG도 참전?

입력 2025-07-30 09:24

숨막히는 무더위 속에 음식물처리기 시장도 특수를 맞았다. 먼저 시장에 뛰어든 중소기업들은 최신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상표를 출원하고 제품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등 시장 참전을 구상하는 중이다. 2023년 1850억원에 머물렀던 음식물처리기 시장 규모는 내년엔 9400억원대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정부 차원의 구매 보조금 정책에 꾸준한 수요까지 맞물리며 머지않아 ‘필수 가전제품’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름철을 맞아 기업들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음식물처리기 제품 출시에 나섰다. 스마트카라가 지난달 공개한 ‘블레이드X AI’는 데이터를 학습해 음식물이 들어가면 자동으로 무게와 온도를 분석해 최적의 처리 방식을 찾는다. 헤이홈이 내놓은 ‘스마트 AI 음식물처리기’와 풀무원의 ‘그린더 자동 AI 음식물처리기’ 역시 제품 속 AI 센서가 음식물의 상태를 감지해 작동한다.

중견·중소기업이 시장을 선도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은 참여 타이밍을 고민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비스포크 더 제로’라는 이름으로 상표를 출원했다. 특허정보검색 사이트 키프리스에 따르면 해당 상표는 가정용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와 발효기, 압착기 등 제품을 포함한다. LG전자도 지난해 8월 안산시와 협업해 지역 공동주택 40여 가구와 음식물처리기 시범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사업 결과를 토대로 제품 개발 방향이나 판매 방식 등 출시 계획을 검토하는 단계다.


지자체 차원의 보조금 정책도 음식물처리기 시장이 동력을 얻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서울시가 2022년 시작한 음식물처리기 구매 보조금 사업은 올해 기준 전국 20여개 지자체로 확대됐다. 음식물쓰레기 부피를 최대 90%까지 줄이고 주거지 악취까지 개선할 수 있어 사업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국내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 규모는 연간 500t으로, 이를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만 1조96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배달음식 소비가 많은 1인 가구나 가사 노동 부담이 큰 고령 가구,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제품 자체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오픈서베이가 2022년 3월 발표한 ‘가전제품 트렌드 리포트’에서 이미 20∼59세 소비자의 49.3%는 향후 1년 안에 음식물처리기를 구매하고 싶다고 답했다. 쿠쿠는 지난 4월 신제품을 출시한 이후 5월 한 달 동안 음식물처리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68% 증가했다고 밝혔다. 앳홈 역시 자사 음식물처리기 미닉스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0% 이상 늘었다고 공개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