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5분 빠르게 걷는 것만으로도 사망 위험을 20% 가까이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느리게 3시간을 걸으면 그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밴더빌트대 웨이 정 교수 연구팀은 30일 미국 예방의학 저널에서 미국 남동부 거주 성인 약 7만9000명의 걷기 속도와 시간, 사망 위험 등을 16년간 추적 조사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걷기 활동을 속도와 시간에 따라 분류했다. 빠르게 걷는 그룹은 계단 오르기, 운동 시 걷기 등을 포함하고 느리게 걷는 그룹은 일상 산책이나 반려견 산책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연구 결과 하루 15분이라도 빠르게 걷는 경우 전체 사망률이 19%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느리게 걷기는 3시간 이상인 경우 사망 위험이 4%, 3시간 미만은 1~2% 감소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는 못 미쳤다.
정 교수는 “이 연구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접근성이 좋은 빠르게 걷기의 건강 효과를 잘 보여준다”며 “이는 모든 지역사회에서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으로 빠르게 걷기를 장려해야 할 근거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또한 빠르게 걷기는 미국 내 사망 원인 1위인 심혈관 질환 사망도 크게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60분 이상 빠르게 걷는 사람은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걷지 않는 사람보다 27%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빠르게 걷기가 심장의 효율성과 수축 기능을 개선하고 비만 및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심혈관 위험 요소를 줄여 심혈관 질환 사망률을 낮추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빠르게 걷기는 나이나 체력 수준과 관계없이 누구나 심혈관 등 건강을 위해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라며 특히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인구의 건강 격차 해소를 위한 전략으로 빠르게 걷기를 장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참가자의 54% 이상이 연 소득 1만5000달러(약 2083만원) 미만 저소득층이었고, 인종은 흑인이 66%로 다수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사회경제적 격차 해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