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 작가 한충석이 기장군 ‘갤러리 우(GALLERY WOO)’에서 개인전을 열고 인간관계에 대한 시선을 회화로 풀어낸다. ‘이 땅에 서기 위하여(To stand on this land)’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다음 달 8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한 작가는 삶 속 관계의 거리, 눈치, 방어기제 등 심리적 감각을 시각 언어로 표현해 왔다. 그는 ‘고슴도치 딜레마’로 알려진 심리 개념을 주요 모티브로 삼는다. 이는 친밀감과 자율성 사이의 모순된 감정을 말하며, 그림 속 고양이, 개, 올빼미 등의 캐릭터는 이러한 긴장 속 인간의 심리를 상징한다. 작가는 “관계 속에서도 자기 자리를 지키려는 태도가 작업의 중심”이라고 설명한다.
전시작 다수는 ‘관계 연습’ ‘두려움 없이’ 등 반복된 제목을 가진 연작으로, 삶과 관계에 대한 내면적 고백이자 자화상에 가깝다. 조용하고 단단한 색감과 화면 구성은 상대와의 거리를 조율하며 살아가는 개인의 심리를 은유한다.
한 작가는 신라대학교 미술대학과 부산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도쿄·홍콩·서울·대만·두바이 등에서 20회가 넘는 개인전을 열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도 작품이 소장돼 있다.
전시는 부산 기장 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 내 ‘갤러리 우’에서 열리며, 관람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예약 시 6시까지) 가능하다. 매주 월·화요일은 휴관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