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오는 31일 프로야구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빅딜을 단행했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의 주축이었던 외야수들을 포함한 세 명의 선수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고 ‘불펜 강화’를 택했다. 팀 성적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불펜 고민을 지우고 후반기 상위권 도약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KIA는 29일 투수 김시훈과 한재승, 내야수 정현창을 팀에 합류시켰다. 전날 NC 다이노스와 3대 3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선수들이다. 불펜 자원인 김시훈과 한재승은 이날 곧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KIA는 불펜 보강을 위해 외야수로 활약했던 최원준과 이우성, 내야수 홍종표를 NC에 보내는 결단을 내렸다.
올해 KIA 불펜은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4.98(3위)로 우승에 기여했지만 이날 현재 5.22(9위)까지 치솟았다. 후반기 들어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최근 7경기 평균자책점이 8.64에 달한다.
KIA는 지난 22일 LG 트윈스전에서 7-4로 앞서다 9회 초 5실점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이후 6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불펜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이 기간 필승조인 정해영과 조상우까지 무너지자 결국 칼을 빼 들었다. KIA 관계자는 “전상현, 조상우 등 불펜진의 나이를 고려한 측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KIA는 2018년 1차 지명 출신 김시훈이 빠르게 필승조에 안착해 팀의 반등을 이끌어주는 시나리오를 기대한다. 김시훈은 2022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하고 병역 문제도 일찍이 해결했다. 지난해 51경기에서 홀드 6개와 평균자책점 3.97로 활약한 한재승도 즉시 전력감으로 주목받는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트레이드 성공 여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KIA가 주전급 선수들을 내준 것처럼 보일 수 있어도 불펜 강화가 절실했기에 손해로만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외야가 구멍이었던 NC는 단숨에 고민을 해결했다. NC는 박건우와 손아섭, 권희동이 버틴 코너 외야수 자리와 달리 중견수의 주인을 찾지 못해 시즌 내내 고민이 컸다. 통산 타율 0.280(2566타수 719안타)으로 정교한 타격 능력을 갖춘 최원준이 외야 센터라인의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장타력 강화 또한 이번 트레이드의 목표였다. NC는 팀 출루율 4위(0.342)에 올라 있지만, 장타율은 6위(0.385)에 머물고 있다. 최근 2년 연속 4할대 장타율을 기록한 이우성의 합류가 타선의 무게감을 더해줄 전망이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