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이 참의원(상원) 선거 패배 이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가운데 이시바 총리를 압박하기 위한 양원 의원 총회를 연다. 이시바 총리는 선거 패배에 사과하면서도 퇴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자민당은 29일 임원 회의를 통해 조만간 참의원(상원)과 중의원(하원) 양원 의원들이 모이는 총회를 열어 이시바 총리의 퇴진을 논의하기로 했다. 의원 총회장인 아리무라 하루코 의원은 “(총회) 일정과 내용은 신중하고 공정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양원 의원들은 의원 간담회에 참석해 4시간 넘게 논의를 이어가며 이시바 총리 사임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는 유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날 임원 회의가 끝나고도 “정중하게, 진지하게 도망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설명하겠다”고 버텼다.
간담회와 달리 긴급한 사안에 대해 의결권이 있는 총회를 열어 이시바 총리의 퇴진을 몰아붙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 의원들이 총회를 개최해도 퇴진을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전했다. 퇴진파가 이시바 총리를 끌어내리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총재 선거를 앞당기는 이른바 ‘리콜 규정’인데, 실제 이 규정이 적용된 사례는 없다. 이시바 총리 임기는 2년가량 남아있다.
아사히신문은 “이시바 총리가 주변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정권의 앞날은 한층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아사히·마이니치에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이시바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는 여론은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총리 후보로 적합한 인물로 이시바 총리가 1위에 오르기도 하는 등 이시바 총리 퇴진론을 두고 혼란스러운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