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향해 “국방일보 기강을 잘 잡아야겠다”고 당부했다. 국방일보는 안 장관 취임사 중 12·3 비상계엄 부분을 의도적으로 편집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특정 기관을 지목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안 장관을 향해 “국방일보가 장관님 취임사를 편집해서 주요 핵심 메시지를 빼버렸다던데”라며 “기강을 잘 잡으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가) 심각하다”며 “국방부 장관이 한 취임사를 편집해서 내란 언급은 싹 빼버렸더라고”라고강조했다.
국방일보는 전날 안 장관의 지난 25일 취임사를 전하면서 이중 비상계엄을 언급한 부분을 의도적으로 제외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국방일보가 담지 않은 대목은 “우리 국방부와 군은 비상계엄의 도구로 소모된 과거와 단절하고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데에만 전념하는 국민의 군대로 거듭나겠다” “12·3 불법 계엄으로 우리 군의 군심이 흩어져있다” “12·3 비상계엄은 우리 군의 존재 이유를 무너뜨리고 국민의 신뢰와 군복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등이다.
국방일보를 발행하는 국방홍보원의 수장은 채일 원장인데, 그는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다. 채 원장은 윤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공보특보로 참여했었다.
채 원장은 현재 편집권 남용으로 국방부 감사를 받고 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는 공익신고가 국방부와 국민권익위원회에 여러 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경호 국방부 대변인 직무대리는 정례브리핑에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감사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