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행 중 갑작스럽게 심장혈관 응급질환으로 쓰러진 30대 중국인 관광객이 골든타임 안에 수술을 받고 기적처럼 회복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은 급성 대동맥박리 진단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된 중국인 주 웨이(ZHU WEI·38) 씨가 고난도 응급수술을 받은 후 10일 만에 회복해 지난 19일 퇴원했다고 29일 밝혔다.
주 씨는 이달 초 가족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부산 관광을 하던 중 극심한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검사 결과는 대동맥이 전신에 걸쳐 찢어지는 중증 혈관 질환인 ‘급성 대동맥박리’로, 골든타임 내 수술이 생사를 가르는 위급한 상태였다.
환자는 즉시 부산백병원으로 이송됐고 병원 내 심장혈관흉부외과 위진홍 교수팀은 환자 도착 즉시 응급수술 준비에 돌입했다. 이 팀은 위진홍·이주현 교수를 주축으로 체외순환사·전문간호사 등 20여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응급대기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수술은 환자 도착 1시간 내에 시작됐다. 주 씨의 대동맥은 광범위하게 벗겨져 있었고, 관상동맥까지 손상된 위중한 상황이었다. 수술팀은 흉부대동맥 인조혈관 치환술과 관상동맥우회술을 동시에 시행, 약 6시간에 걸쳐 수술을 진행했다.
주 씨는 이후 중환자실과 일반병실에서 열흘간 회복 과정을 거쳤으며 퇴원 후 가족과 함께 의료진에 감사를 전한 뒤 중국으로 귀국했다. 주 씨의 아내는 “처음엔 너무 무서웠지만 의료진의 신속하고 침착한 대응 덕분에 안심할 수 있었다”며 “이런 팀을 만난 건 행운”이라고 전했다.
부산백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는 연간 100건 이상의 대동맥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발생한 의료공백 이후에는 경남·울산·대구·전남 등 부산 외 지역 환자들의 응급 이송이 크게 늘고 있으며, 병원은 동남권 중증 심장질환 치료의 핵심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외에도 병원 내 심혈관센터는 대동맥 스텐트삽입술(EVAR, TEVAR), 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TAVI) 등 비수술적 시술을 병행하고 있으며, 순환기내과와의 협업을 통한 하이브리드 치료 체계도 적극 운영 중이다. 수술이 어려운 고령·고위험군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문성과 실효성을 인정받고 있다.
수술을 집도한 위 교수는 “골든타임 안에 수술이 이뤄져 빠른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24시간 대기 체계와 숙련된 수술팀의 유기적인 협업 덕분에 가능한 결과”라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