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지사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어…”

입력 2025-07-29 08:07
이철우 경북지사.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보조금을 지원하며 혜택을 줬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이 이철우 경북지사 관사를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 이 지사가 입장문을 내고 ‘정치경찰’을 규탄했다.

이 지사는 28일 ‘무엇을 위한 ‘소설 수사’인가! ‘정치 경찰’ 규탄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정치 경찰의 엉터리 소설 수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반드시 진실을 밝혀 열심히 일한 공무원들과 저의 명예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입장문을 통해 “저는 평소 공무원들에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직자의 기본은 청렴이라고 강조해 왔고 경북도청의 청렴도를 최고 수준으로 올렸는데 최근 도지사가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소식에 놀랐을 도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그러나 저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고 경찰이 제시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며 “경찰은 술자리 소설 같은 황당한 이야기에 짜맞추기 식으로 도청 공무원들을 2년 넘게 조사하고 첫 단추부터 틀린 이야기로 저를 목표로 무리한 기획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경찰은 저에게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신분 등 기본적 사실관계조차 틀릴 정도로 허술하게 작성돼 검찰에서 허락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권이 바뀌자 곧바로 다시 압수수색을 시도한 것은 새로운 권력 앞에 ‘한 건 하자’는 욕심에 스스로 ‘정치 경찰’의 길로 가겠다는 선언이냐?”고 반문했다.

이 지사는 “저는 최근 건강상의 문제로 요양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정치적인 수사와 2년이 넘도록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음에도 죄를 덮어씌우려는 행위에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며 “절대 요양이 필요한 암 환자를 탄압하는 경찰에 분개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있지 않은 일이기에 당당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또 “반드시 진실을 밝혀 열심히 일한 공무원들과 저의 명예를 지키겠다”며 “이번 일과 관련해서는 다음 기회에 소상하게 도민 여러분께 말씀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경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대는 지난 24일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관사를 압수 수색을 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지난 2022년 포항에서 실시된 한 언론사 행사와 관련, 경북도가 보조금을 지원하며 혜택을 줬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이번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이 지사의 휴대전화와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당시 경북도청 기획조정실장이었던 김장호 현 구미시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앞서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1월부터 경북도 전·현직 공무원(4∼7급) 5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경북도청 관련 부서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이 지사에게 오는 9월 중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이 지사가 피의자 신분이 아닌 참고인 신분으로 압수수색을 받았다”며 “경북도는 예산 집행과정에서 잘못한 게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