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8일 약 11개월 만에 7만원 선에서 장마감했다. 테슬라로부터 23조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을 수주한 덕이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83% 상승한 7만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삼성전자가 7만원선에 오른 것은 지난해 9월 4일 이후 처음이다. 상승폭은 지난해 11월15일(7.21%)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장 전 글로벌 대형 기업과 총 22조7648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 공급계약은 지난해 삼성전자 총 매출액(300조8709억원)의 7.6%에 해당하는 규모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서 단일 고객 기준 최대급 계약이다.
경영상 비밀 유지를 이유로 삼성전자의 공시에는 거래 상대방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발표로 계약 상대방이 테슬라임이 알려졌다.
머스크 CEO는 X를 통해 “삼성의 새로운 대규모 텍사스 공장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을 전담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 덕에 테슬라는 생산 효율을 극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생산 설비를 점검해 생산 공정을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며 “(텍사스) 공장은 내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강조했다.
AI4·AI5·AI6는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용 AI 칩으로 차량에 탑재돼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 기능을 하는 데 사용된다.
머스크는 다른 이용자가 올린 X 게시글에 답변하며 “165억달러 수치는 단지 최소액”이라며 “실제 생산량은 몇 배 더 높을 것 같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최종 거래 규모가 이날 삼성전자가 공시한 것보다 늘어날 가능성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 CEO의 이같은 발표에 따라 장 초반 2%였던 상승 폭은 오후 들어 확대됐다. 이번 대규모 수주 성공으로 삼성전자가 그간 부진을 딛고 활로를 개척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