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병과 지역 교회를 연결하는 ‘결연 사역’이 도입 4년 만에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양적 성장에 비해 실질적 정착률은 여전히 낮아 공동체 돌봄을 위한 제도 보완과 교회 연계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군 선교 관계자들은 “전역 후 청년이 신앙을 이어갈 수 있는 교회와의 연결망이 더욱 촘촘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8일 국민일보가 한국군종목사단(단장 정비호 목사)과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이사장 김삼환 목사)를 통해 단독 입수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6월 말 기준) 지역 교회와 결연을 맺은 장병은 총 1008명으로 집계됐다. 제도 시행 첫해인 2022년에는 29명에 그쳤는데, 2023년 48명, 2024년 565명으로 매년 증가해왔다. 3년 만에 약 35배 성장한 셈이다. 군목단 자체 집계까지 포함하면 결연 규모가 1200명을 웃돌 것으로 군선교계는 추산하고 있다.
결연 사역은 세례를 받은 장병이 전역 이후에도 지역 교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비전 2030’ 실천 운동의 일환이다. 신청자는 각 지회 또는 본부를 통해 교회에 소개되고, 해당 교회는 후속 돌봄을 맡는다. 다음세대 사역이 쪼그라들고 있는 지역 교회로서는 청년 성도들을 통해 새로운 목회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주목받았다. 한국군종목사단과 한국기독군인회(KMCF) 등은 이 같은 구조를 활성화하기 위해 매년 구국성회 기간 중 ‘결연 축제’를 운영해왔다.
군목단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세례받은 장병들이 먼저 소속부대 군인 교회에 정착하고 전역 후 지역 교회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두 단계 모두 쉽지 않다”며 “청년이 머무를 수 있는 교회와의 접촉선을 만들기 위해 군선교 현장에서 결연 축제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실을 들여다보면 실질적인 정착률은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수도권 중심 교회의 참여가 두드러지다 보니 지방 장병과의 연결에 한계가 존재한다. 장병과 교회 간 정보 단절, 후속 관리 부족도 지속 과제로 떠오른다. 군선교연합회 관계자는 “결연 축제 현장에서 직접 서명한 인원임에도 정착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며 “예상보다 낮은 회신률에 내부 충격도 컸다”고 말했다.
정착률이 저조한 원인으로는 교회와 장병 간 관계 형성의 부재가 지목된다. 군선교연합회 관계자는 “전화 몇 통으로 신뢰 관계가 형성되긴 어렵다. 교회가 위문을 오거나 청년들과 얼굴을 익히는 과정이 있어야 전역 후 자연스러운 정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인 교회에서의 관계를 민간 교회로 그대로 잇기 위해선 해당 교회의 목회자와 청년들이 군부대를 방문해 관계를 쌓아가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목단 관계자는 “전국 지역의 캠퍼스 사역 단체들과 전략적 연대를 모색하고 전역 후 복학을 앞둔 청년들과의 장기적 관계망도 구축할 것”이라며 “군 선교 현장은 지금도 한국교회가 청년을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복음의 최전선”이라고 강조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