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2021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단 단체로 알려진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들이 대거 책임당원으로 가입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해당 사실을 (대선 경선 직후) 이듬해 8월 청도에서 이만희 교주를 직접 만나 확인했다”고 28일 재차 입을 열었다.
홍 전 시장의 발언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근거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신천지 측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이 ‘당시 책임당원은 3개월 당비 납부 요건이 있어 시기상 맞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는) 당시 상황을 전혀 모르고 한 말 같다”며 “당시 일시적으로 1개월 당비 납부로도 투표권이 주어진 적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신천지 교인들의 책임당원 가입은 2021년 7월부터 9월까지 집중적으로 이뤄졌고, 내가 그걸 안 것은 대선 경선 직후”라며 “확인을 위해 이듬해(2022년) 8월경 청도 이 교주를 별장에서 만났다”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여태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것은 윤석열 정권 출범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제야 밝히는 이유는 지금도 그 당에 그런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글 말미에서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최종 경선 하루 전날이었던 2021년 11월 4일 언론 출연 발언을 근거로 제시했다.
당시 ‘[D-1]권성동 “윤석열, 10% 이상 차이로 洪 이긴다”’는 제목의 CBS 노컷뉴스 기사를 살펴보면 윤석열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이었던 권 의원은 경선 관련 발언을 이어갔다.
권 의원은 “19만명 중에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당협에서 신규로 가입한 당원 수가 한 11만 몇 천 명으로 62% 정도 된다”며 “그리고 또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외곽 단체가 많다. ‘윤사모’라든가 ‘윤공정포럼’이라든가 거기에서도 수만 명의 당원들을 가입을 시켰다”고 발언했다.
앞서 홍 전 시장은 지난 26일에도 “신천지 신도 10만여명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위해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가입했다는 말을 이 교주에게 직접 들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신천지가 (국민의힘에) 가입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이준석 당대표는 당원 신규 가입을 모집하고 책임당원을 장려하고 있었고 당시 특정 지역 세력으로 가입한 건 포착되지 않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신천지 측은 홍 전 시장의 발언과 관련해 “대한민국에서 선거철만 되면 정치권이 신천지를 표 계산의 도구로 삼고 있다”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한편 신천지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합동 등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