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진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 실마리 찾을까

입력 2025-07-28 12:52 수정 2025-07-28 13:42
대구 달성군을 흐르는 낙동강 전경. 국민DB

셈법이 복잡해진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관련 지방자치단체들이 모인다. 대구시와 경북도, 안동시, 구미시 등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환경부 중재로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구시는 29일 경북 안동시에서 환경부가 취수원 이전 문제 관련 지자체들의 의견을 듣는 실무자 회의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회의에 환경부와 대구시, 경북도, 안동시, 구미시, 예천군, 의성군, 상주시가 참석할 예정이다. 새 정부 들어 지역 물 문제와 관련해 처음으로 모이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각 지자체의 입장을 환경부가 수렴할 예정이다.

대구 취수원 이전은 30년이 넘은 난제다. 1991년 ‘페놀’ 유출 등 30여년 동안 구미공단 등에서 9차례나 낙동강 수질오염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구시는 시민들의 물 공포 해소를 위해 구미공단 위쪽 낙동강 상류 취수원 이전을 추진했다.

이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이전을 원하는 대구시와 물 부족 등을 우려하며 반대하는 구미시가 갈등을 빚었다. 2009년부터 이어진 두 도시의 대립은 대구시의 경제지원 제안 등을 구미시가 받아들여 해평취수장 공동 이용 협약이 성사되며 해결되는 듯 보였지만 민선8기 시작과 함께 구미시의 입장이 변했고 약속도 깨졌다. 이에 대구시는 안동댐 물 공급으로 방향을 돌려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새 정부가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다시 원점에서 논의를 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여기에 울산시의 반구대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며 변수가 더 늘었다. 호우 때 발생하는 상습적인 반구대 암각화 침수 문제 해결을 위한 취수원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울산시가 침수 문제 해결을 위해 대구시 취수원인 운문댐(경북 청도군) 물 공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 대구 물 문제와 연계해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민선8기 들어 틀어진 대구시와 구미시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구시가 추진한 안동댐 물 공급은 비용 문제 등으로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다. 다시 구미 해평취수장이나 구미보 상류 활용 방안이 힘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도 최근 안동댐뿐만 아니라 기존 구미 해평취수장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대구시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정부, 다른 지자체들과 협의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안전한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