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김세영(32·스포타트)이 5년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다.
김세영은 26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던도널드 링크스(파72·653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ISPS 한다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총상금 200만달러) 사흘째 3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틀어 막고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
중간 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한 김세영은 나나 마센(덴마크)과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가 프로 공식 데뷔전인 로티 워드(영국)가 중간합계 17언더파 199타를 기록해 단독 선두에 자리했다.
LPGA투어 통산 12승을 기록중인 김세영은 2020년 11월 펠리컨 챔피언십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3타 차 4위로 출발한 김세영은 14번 홀(파5)에서 투온에 성공한 뒤 7m 가량의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순위를 끌어 올렸다. 김세영은 1라운드 17번 홀(파4), 2라운드 때 18번 홀(파5) 등 사흘 연속 이글을 기록했다.
김세영은 “14번 홀 긴 퍼트로 이글을 잡았고 마지막 홀 버디도 내일 경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승한 지가 꽤 오래 됐는데, 그동안 우승을 목표로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날 김세영은 샷감은 말할 것도 없고 그린 플레이도 안정적이었다. LPGA투어에 진출한 2015년 이후 올해로 11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캐디 폴 푸스코(미국)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2라운드를 마친 뒤 캐디 폴로부터 ‘남자 골프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처럼 안정적인 플레이를 해보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밝힌 김세영은 “오늘은 큰 기복 없는 경기를 펼쳐 조금 (셰플러와) 비슷했던 것 같다”고 활짝 웃어 보였다.
하지만 우승까지는 아마추어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출신으로 이 대회에 앞서 지난 16일 프로 전향을 선언한 워드의 기세를 꺾어야 한다.
워드는 이달 초 레이디스 유러피언투어(LET) 아일랜드오픈에서 우승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주 열린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 공동 3위에 입상하며 아일랜드오픈 우승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워드는 작년 메이저대회 AIG 오픈에서 공동 10위에 입상한 바 있다.
만약 워드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2023년 6월 미즈호 아메리카스오픈에서 우승한 로즈 장(미국) 이후 약 2년 만에 프로 데뷔전에서 LPGA투어 우승을 차지하는 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LPGA투어 사상 프로 데뷔전에서 우승한 최초의 선수는 1951년 이스턴오픈에서 정상을 차지한 베벌리 핸슨(미국)이다.
지난 3월 포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30·롯데)는 이날 6타를 줄여 4위(중간합계 14언더파 202타)에 자리했다. 선두와 3타 차이여서 역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효주가 역전에 성공하면 시즌 첫 다승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여자 골프 세계 1위 넬리 코다(미국)가 5위(중간합계 12언더파 204타), 최혜진(25·롯데)은 이날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공동 7위(중간합계 8언더파 208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2라운드까지 6위에 자리해 데뷔 첫 ‘톱10’이 기대됐던 ‘루키’ 윤이나(22·솔레어)는 이날 2타를 잃고 공동 18위(중간합계 5언더파 211타)로 밀렸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