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주요 테크 기업들과 구글·아마존·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는 2025 세계인공지능대회(WAIC)가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했다. 주최 측은 이번 대회에 ‘글로벌 최초’ 또는 ‘중국 최초’ 수식어를 단 제품이 100여종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기술 제재에 맞서 ‘AI 굴기’를 외치며 첨단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거대한 내수 시장, 인재 육성 전략이 맞물려 중국산 AI의 위상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이날 상하이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WAIC 개막식에서 “현재 AI 핵심 자원과 역량은 소수의 몇 개 국가, 몇 개 기업에 집중돼 있다”며 “만약 우리가 기술을 독점하고 통제·봉쇄 한다면 AI는 소수 국가와 소수 기업만의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어 “각 국가·기업·집단은 AI를 평등하게 발전시키고 이용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며 “최근 중국은 ‘AI 플러스(+)’ 전략을 추진하면서 독창적 성과가 앞다퉈 나오고 기술 수준·시장 규모도 끊임없이 향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발전 경험과 기술을 세계 각국, 특히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능력 향상을 돕는 데 쓸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또 “우리는 각국과 함께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기술의 난관을 돌파하고 오픈소스 개방 강도를 높여 AI 발전이 더 높은 수준에 이르도록 추진할 용의가 있다”며 ‘세계AI협력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올해 7회를 맞은 WAIC는 ‘AI 시대의 글로벌 연대’를 주제로 개최된다. 약 7만㎡ 공간에 4개 전시관이 마련됐고 대형언어모델(LLM)과 AI 단말, 휴머노이드 로봇 등 3000여종의 제품이 전시된다. 그중에서도 구글·아마존웹서비스(AWS)·시스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화웨이·알리바바 등 중국 대표 기업들의 부스가 모인 핵심기술관이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화웨이가 이번 WAIC에서 업게 최고 수준의 AI칩 ‘어센드 384 슈퍼노드’를, 시스코는 세계 최초로 ‘CX 생성형 스마트 유지보수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주최 측은 이번 대회에서 AI 안보나 국제 거버넌스 분야에 걸쳐 100개 이상의 전문 포럼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또 ‘AI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명예교수 등 1200여명의 글로벌 전문가를 초청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막식에선 리창 국무원 총리가 연사로 나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제창한 글로벌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거듭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