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모기업 엔씨소프트와 장기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로부터 좋은 조건의 제안을 받을 경우 연고지 이전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남 창원시는 NC를 붙잡기 위한 총력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NC 구단은 25일 “야구의 인기가 정점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성남시 또한 야구단 유치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생각된다”며 “본사(엔씨소프트)와 성남시의 오랜 협력 관계를 고려할 때, 성남시가 좋은 제안을 한다면 구단 입장에서도 진지하게 고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야구 도시’ 도약을 꿈꾸는 성남시가 프로야구단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는 전망에 대해 NC 구단이 내놓은 입장이다. 다만 NC 관계자는 “구단은 현재 창원시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성남시가 현재 구단에 어떠한 제안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지난 3월 NC의 홈구장 창원 NC파크에선 경기장 내 구조물 추락으로 관중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두 달 가까이 NC의 창원 홈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NC 구단은 지난 5월 관중석 증설, 대중교통 노선 확대, 주차시설 신규 설치 등 내용을 담은 21가지 요구사항을 창원시에 전달했다. 구단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홈구장의 전반적인 시설 개보수 및 관리를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이 맡아달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창원시와 협의를 이어가는 동시에 “연고지 이전을 투 트랙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지난달에는 “복수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좋은 제안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이달 초 성남시 리틀야구장 건립에 사업비 지원을 결정하고 최종 협의에 나섰다. NC의 성남행 가능성이 언급된 이유다. 더구나 성남시는 야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야구 전용 구장 건립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2027년까지 성남종합운동장을 리모델링해 프로 1군 경기나 국가대표 경기, 올스타전 등을 유치할 수 있는 2만석 이상의 규모의 야구전용구장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창원시는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창원시는 야구팬들이 NC파크를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이날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홈경기가 있는 날 창원권역에 4~5대, 김해와 진주에 각 1대를 운영한다. 셔틀버스 탑승은 선착순으로 이뤄진다.
창원시는 이날 NC 구단의 요구사항에 따라 마련한 지원안을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오는 31일 경남MBC홀에서 지원안을 공개하고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