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호우가 내린 산청군 단성면 한 축사에서 불어난 물에 휩쓸린 소(한우) 한 마리가 진주시까지 떠내려온 끝에 4~5일 만에 기적처럼 구조됐다.
25일 경남경찰청과 진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진주시 대평면 신풍리 진양호에서 물에 떠내려온 소 한 마리가 실종자를 수색하던 경찰에 발견돼 구조됐다.
구조 당시 소는 진양호 바위절벽 쪽에서 몸이 반 이상 잠기고 몸체와 머리 일부를 드러낸 채 물속에서 버티고 있다가 발견됐다.
경찰은 이번 극한호우로 발생한 실종자 중 마지막 1명을 찾기 위해 진양호 순시선을 지원받아 수변 수색을 벌이던 중이었다.
실종자 대신 소를 발견한 경찰은 소방당국과 진주시에 이 사실을 알리고 소를 구출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진주시 등은 무게가 수백㎏을 넘는 소를 배로 구조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지역 소싸움협회 소속 소 전문가 2명을 불러 소뿔에 끈을 매 당기는 방법을 통해 물밖으로 끌어냈다.
경찰은 소의 귀에 부착된 개체식별번호를 통해 구조된 소가 산청군 단성면에서 축산업을 하는 한 60대 농민의 소유일 것으로 추정했다.
주세경 진주경찰서 실종수색팀장은 “단성에서 진주까지는 어림잡아 40㎞ 정도 먼 거리고 중간에 보로 인한 절벽과 굽이치는 지형도 있다”며 “소가 4~5일 동안 물위를 떠내려 온 상황인데도 좀 지쳐보일뿐 구조 당시 외상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주 팀장은 이어 “진주시와 함께 민간 소 전문가들까지 힘을 보태 소를 살린만큼 보살핌을 거쳐 주인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