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5일 ‘한·미 재무·통상 협의’가 무산된 것에 대해 “외교 실패”라며 맹공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SBS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이 정말 준비된 대통령인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대선 기간 최상목 전 부총리가 협상하러 (미국에) 간다고 하니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다음 정부에 넘기라고 이야기했다”며 “실제 막상 정권을 인수하고 난 이후에 아무런 준비가 없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현지시간) 미국 측과 ‘2+2 통상협의’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 측은 한국시간으로 전날인 24일 오전 9시 개최가 어렵다고 통보했다.
송 위원장은 “G7(주요 7개국) 회의에 가서 트럼프 대통령을 못 만났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의도 안 갔다”며 “일본만 하더라도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바로 만났지 않나. 우리는 정상회담도 못 하고, 협상단도 만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대한민국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이 과연 한·미동맹을 중시하고 미국과 함께 가려고 하느냐, 아니면 중국에 조금 더 가까이 가려고 하느냐 이 시각에 따라서 대응하는 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걱정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수진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동맹국 외교·경제 수장이 협상장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돌아오는 수모, 기회조차 얻지 못한 외교 고립, 더 이상 변명으로는 가릴 수 없는 총체적 외교 실패”라고 비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일본은 8차례 실무 협상 끝에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췄고, 필리핀과 유럽연합도 줄줄이 협상 성과를 내고 있다”며 “유독 한국만 대화의 장에조차 초대받지 못한 채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미국이 의심하는 건 대한민국이 아니라 바로 대통령 본인”이라며 “대통령의 반복된 친중 행보가 동맹으로서의 신뢰를 무너뜨린 핵심 원인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다시 신뢰받는 동맹이 되길 원한다면 먼저 그 신뢰를 무너뜨린 대통령이 달라져야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결과로 증명하라”고 덧붙였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