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선교 환경 속에서 현지 교회 주도의 ‘동반자 선교’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24일 서울 동작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세미나실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을 논의하고 국내 이주민 선교와의 협력 모델을 모색하기 위한 ‘남아시아 5개국 글로벌 사우스 선교전략회의’가 열렸다.
공갈렙 국제선교단체 인터서브 대표는 남아시아 선교 운동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동반자 선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한국 선교사들이 ‘주도권을 내려놓고 우리의 계급장을 뗄 수 있는가’를 질문하며 현지 교회와 리더십을 챔피언으로 세울 때 하나님이 어떻게 역사하시는지 인도를 통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 대표는 “과거에는 한국 선교사들이 A부터 Z까지 감독 역할을 하는 모델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현지인들이 주체가 되고 한국 선교사들은 옆에서 시너지를 일으키는 조력자 역할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파송교회는 단독 사역하기 바라고 기왕 교회 배너가 들어가길 바라는 기존의 관행을 재고하고 비본질적인 것을 내려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아시아는 세계 인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기독교 복음화율이 낮은 지역이 많아 선교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인도, 네팔,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4개국은 이번 회의의 중점 대상 국가였다.
네팔에서 17년간 사역하는 A선교사는 “네팔에 1951년 해외 선교사가 들어오며 기독교 선교가 시작됐고 한국교회의 네팔 선교는 1982년에 시작되었다”고 전했다. 현재 네팔에는 180가정(350~360명)의 한인 선교사가 활동 중이다. 2008년 왕정이 무너진 이후 10여년간 복음 전파에 있어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했으나 2018년 종교개종금지법 발효 이후 선교 환경이 위축되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그는 “네팔 교회가 1만개, 성도는 100만명에 달한다”고 밝히며 현지 교회 중심의 선교와 연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네팔 한인 선교사들은 개별 선교에서 연합 선교, 협력 선교로 전환하며 현지인이 주도하는 선교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에서 사역하는 B선교사는 인도 한인 선교 역사가 올해로 44주년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인구는 14억 6700만 명을 넘어섰고 기독교 복음화율은 2011년 2.3%에서 현재 5~7%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 동부 콜카타 지역은 2007년 0.64%에서 현재 5%로 부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B선교사는 “2014년 모디 정권 이후 NGO 활동이 어려워지고 많은 선교사가 철수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에는 전인도선교사협의회가 ‘전인도선교사협의회 봄베이 선언문’을 발표하며 인도 현지 교회와 동등한 파트너십을 통한 협력 선교를 결의했다. 이 선언문은 지난해 11월 해운대포럼에서 발표된 ‘뉴 타겟 2030’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국내에서 스리랑카 이주민 사역을 하는 C선교사는 “한국에 3만여명의 스리랑카인이 있으며 주로 근로자들이 많다”며 “점차 대학 연계 취업 비자 및 장기 비자로 가족 동반 체류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 20여 곳에서 모여 예배를 드리며, 교회와 연합하여 스리랑카이주민선교회를 구성해 정기적인 온라인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남아시아 각국의 상황 속에서 국내 이주민 선교와의 연계는 더욱 중요해진다. 공 대표는 “현장과 국내 이주민 선교가 서로 연결되고 네트워킹되어 사역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