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의 위험성을 경고한 발언으로 의료계의 반발을 산 남경필 마약 예방 치유단체 은구(NGU) 대표가 “ADHD 치료제는 필요한 사람에겐 써야 한다”면서도 “환자가 아닌 사람이 오남용할 경우 마약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남 대표는 2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ADHD 치료제 자체가 문제라는 게 아니라, 공부 잘하는 약처럼 오남용되는 사회 분위기를 경계하자는 것”이라며 “환자가 아닌 사람이 복용하면 의도와 다르게 약효가 작용할 수 있고, 이는 더 센 약물을 찾게 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지난 16일 MBC 뉴스투데이에 출연해 ADHD 치료제가 마약 입문 통로가 될 수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었다. 특히 의사 단체들의 반발이 거셌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성명을 통해 “(남 대표의 발언은) 과학적 사실을 왜곡할 뿐 아니라 치료받는 아동과 가족에게 심각한 낙인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남 대표는 이 같은 의료계의 우려와 관련, “의사들의 주장처럼 ADHD 치료에 이 약이 효과가 있다는 점은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이 약을 치료 목적이 아닌 방식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실제로 존재하며, 그로 인해 마약으로 전이되는 일도 있어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 약물에도 향정신성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약물이 부모나 사회로부터 ‘집중력 높이는 약’ ‘성적 올리는 약’처럼 잘못 소비될 경우 그 끝이 마약 중독이 되는 사례가 현실에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남 대표는 실제 사례로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던 연예인 돈스파이크를 언급했다. 돈스파이크는 지난달 29일 유튜브 ‘남경필 이노마’에 출연해 ADHD약을 복용하다가 결국 필로폰까지 가게 됐다는 내용의 고백을 했다.
남 대표는 장남이 마약 관련 혐의로 수감된 뒤 2024년 NGU를 설립했다. 그는 “향정신성 의약품 오남용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이 올해 하반기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펜타닐처럼 원래 의료용으로 시작했다가 오남용으로 인해 사회적 재앙이 된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경고의 목소리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