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잠적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웰바이오텍 회장)이 이달 초 도주 가능성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 특검이 삼부토건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던 시점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밀항을 시도할 수 있다는 첩보를 입수, 군경과 공조해 추적 중이다.
24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부회장은 특검이 지난 3일 삼부토건 본사 등을 압수수색한 직후 업계 사람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감방에서는 도저히 못 산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부회장은 그로부터 2주 뒤인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나타나지 않고 자취를 감췄다.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고, 삼부토건 ‘그림자 실세’로 불리는 핵심 인물이다.
이 부회장의 도주 소식을 접한 지인들 사이에서는 “예견된 도주”라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를 예상하고 미리 도주 준비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특검이 영장을 청구하는 걸 보고 갑자기 도주 의사가 생긴 건 아닐 것”이라며 “그 전부터 상당히 준비를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은 지난 18일 이 부회장이 밀항을 시도할 수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군경에 신병 확보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특검은 경찰과 협의해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인력 등 10여명 이상의 체포조를 꾸려 이 부회장을 추격하고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