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차 묶어 이주노동자 괴롭힌 사업장, 근로감독관 등 15명 투입 조사

입력 2025-07-24 15:04 수정 2025-07-24 15:05
전남 나주의 한 벽돌 생산 공장에서 스리랑카 국적의 30대 이주노동자를 화물에 결박하고 지게차로 들어 올리는 인권유린 사건이 발생했다. 공개된 영상 속 이주노동자의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엄단하겠다”고 밝힌 스리랑카 출신 30대 이주노동자 괴롭힘 사건과 관련 노동당국이 기획 감독에 착수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광역근로감독과는 24일 전남 나주시 소재 벽돌 생산공장을 찾아 기획 감독 활동에 나섰다. 이날 감독 활동에는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소속 근로감독관 등 15명이 투입됐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한 관계자는 “부서 인원 상당수가 해당 사업장 조사에 투입됐다”며 “인권 침해, 직장 내 괴롭힘 등 여러 부분을 들여다 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문제가 불거진 사업장에 대한 노동당국의 감독 활동은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관련 영상을 공유하며 “엄단하겠다”고 밝힌 지 수시간 만에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SNS 게시글에서 “영상을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며 “소수자 약자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이자 명백한 인권유린이다”고 지적했다.

같은날 광주전남 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도 나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은 이주노동자를 기계나 물건처럼 다루는 반인권적 사고가 빚은 참사”라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앞서 시민단체가 공개한 58초 분량의 영상에는 지난 15일쯤 나주의 한 벽돌 생산공장에서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 A(32)씨가 벽돌과 함께 비닐에 묶인 채 지게차로 들어올려지는 장면이 담겨 공분을 샀다. 이 영상에서 현장 노동자들은 웃으며 결박된 A씨에게 “잘못했어? 잘못했다고 해야지”고 말하는 등 A씨를 조롱하는 모습을 보였다. A씨는 반복적인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광주전남 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