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 하나로 APEC 향한 400㎞를 걷다…이범식 박사, 24일 경주 입성

입력 2025-07-24 11:00 수정 2025-07-24 11:04
24일 ‘왼발 박사’ 이범식(사진 가운데) 박사가 경북 경주에 도착했다. 경주시 제공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 개최와 동서화합을 기원하며 국토 종주 중인 ‘왼발 박사’ 이범식(60·영남이공대 겸임교수) 박사가 24일 경북 경주에 입성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이 박사는 오직 왼발 하나에 의지해 지난 7일 광주 무등산을 출발해 총 22일간 약 400㎞에 달 이어 있다. 그는 담양·순창·남원·함안·거창·합천·고령·대구·경산·영천을 거쳐 28일 최종 목적지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 도착할 예정이다.

그는 22세 때 전기공사 중 감전 사고로 양팔과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팔다리 가운데 성한 곳이 왼쪽 다리뿐인 1급 장애인이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며 47세에 대학에 입학해 10년 만에 박사학위를 취득해 화제가 됐다.

24일 경주에 도착한 이 박사는 경주 서면을 거쳐 건천 모량초등학교까지 약 14㎞를 걸었다. 이동 중 시민들은 도로변에서 뜨거운 응원을 보내며 그의 여정을 격려했다.

25일에는 경주버스터미널, 26일은 경주시청까지 걷고 다음 날 하루 휴식을 취한 후 28일 오후 2시쯤 HICO에 최종 도착한다는 계획이다.

이범식 박사는 “작은 발걸음을 통해 영호남과 함께 전 국민이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응원함으로써, 이번 APEC이 지역의 벽을 넘어 통합의 상징이 되고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우뚝 솟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이 박사의 도전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완주 환영 행사를 28일 HICO 광장에서 개최한다. 또 경주 구간을 동행할 시민 서포터즈를 모집해 시민과 함께하는 APEC 성공 기원의 뜻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범식 박사의 도보 종주는 APEC 성공을 위한 국민의 염원을 상징하는 동시에 통합과 희망, 도전과 극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감동의 여정”이라며 “남은 기간 시민과 함께 역대 가장 성공적인 정상회의가 될 수 있도록 빈틈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